포스코홀딩스의 회장 선임이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31일 차기 회장 후보 공개를 앞두고 회사 안팎에 긴장감이 흐른다.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포스코 후추위)'가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스코 회장 후보군을 좁히며 최종 후보 선정이 임박했지만, 오히려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다. 흠결 있는 후추위의 후보 선정, 내·외부 출신 후보군 중 어느쪽이 선발되더라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 등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을 공개, 투명성과 공정성 재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회장 후보 선출 과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 공백 등 좋지 않은 상황은 피하기 힘들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후추위 흠결 '잡음 여전', 공정성 확보 '과제'
최종 후보 선정 과정만 놓고 보면 포스코 후추위의 엄격한 선발 절차와 평가 기준 등을 적용, 진행됐던 만큼 무리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후추위의 추천을 받은 최종 1인은 3월 중 이사회와 주총승인을 받아 앞으로 3년 동안 포스코홀딩스를 이끌게 된다.
다만 포스코 후추위는 회장 후보 선발에 대한 공정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포스코 후추위는 포스코 사외이사들로 구성됐고, 사외이사 7인은 지난해 캐나다 호화 이사회 개최 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찰에 이들을 고발한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초호화 이사회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연임을 하기 위해 사내·외 이사들을 자신의 하수인으로 만들기 위한 로비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 위원과 차기 회장 후보직을 하루 속히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지만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포스코 후추위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도덕성과 신뢰도 측면에서 흠결이 있는 포스코 후추위가 차기회장 후보로 누구를 결정하더라도 내외부 출신에 따른 논란을 잠재우는 것도 쉽지 않다.
▶주총서 거부 가능성도…포스코 "모든 과정 공개"
재계 일각에선 포스코홀딩스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주주총회에서 최종 후보에 대한 거부 가능성도 나온다.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이끄는 김태현 이사장이 포스코홀딩스의 회장 선출과 관련해 지난달 28일 "사외이사로 구성된 후추위가 주도하는 선임 절차는 공정성에 의문이 있다"는 의견을 밝힌 점 등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KT와 포스코 등 오너 중심의 회사가 아닌 곳의 경우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잡음이 나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일은 아닌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포스코홀딩스가 주요 경영 현안을 신임 회상 선출 이후에 맞춰 3월 이후로 주요 결정 미뤄놓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 등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77조1727억원, 3조531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 27.2%가 줄었다. 순이익은 1조8323억원으로 전년 대비 48%이상 감소했다. 차기 회장을 중심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경영전략 마련이 어느때 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는 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홀딩스는 "공정성을 강화한 신지배구조 개선안을 바탕으로 차기 회장 선출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