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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오물 방치'에 잇단 안전사고까지…'위기의' 금호건설

기사입력 2024-02-23 09:15


금호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리첸시아'가 물난리 사태에 인분 논란까지 일면서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 부실시공 등 입주 지연으로 입주예정자들과의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기준 도급순위 21위를 기록하고 있는 건설사로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리첸시아를 운영하고 있다.


'물난리'·'오물 방치'에 잇단 안전사고까지…'위기의' 금호건설
◇수원 리첸시아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물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커뮤니티 캡처
▶부실시공, 오물…수원·세종 리첸시아 갈등 고조

22일 금호건설 등에 따르면 수원시는 지난 16일 경기 수원시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 1단지'에 대한 사용승인을 냈다. 사용승인이 당초 입주 예정일이었던 지난달 31일보다 보름 이상 밀린 셈이다.

사용승인 지연은 지하 주차장 누수와 균열 등 하자 문제에서 비롯된 입주 예정자들과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앞서 지난 3일 SNS상에는 이 단지 지하 주차장 천장에서 많은 양의 물이 쏟아지는 영상이 게재됐다. 이를 시발점으로 입주예정자들은 지하주차장 누수 문제뿐 아니라 주차장 균열, 배수구 악취, 마감처리 미흡 등을 주장하며 사용승인을 미뤄야 한다고 요구했다. 6일에는 삭발 시위를 진행하고, 20일에도 수원시 측에 사용 승인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집회를 진행했다.

리첸시아 비대위 측은 17일부터 19일까지 사전점검을 진행했는데, 지하주차장 누수, 우천 시 바닥 꺼짐 현상 등 하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해당 단지는 금호건설이 권선구 고색2지구에 공급한 지하 2층~지상 15층, 총 513호실 규모 오피스텔로 2021년 12월 분양했다. 최초 공급가격은 8억4600만~8억6300만원 수준이었다.

이 오피스텔과 관련한 잡음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1·2단지간 분양 가격 차이로 인한 특혜 논란이 일었고, 2022년에는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기사가 추락사하면서 공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금호건설은 수원 리첸시아의 지하주차장 물난리건과 관련해서는 배관에 물을 채우던 중 배관 내 공기를 빼는 수동 밸브가 열려 있어 물이 쏟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밸브를 잠그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하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물난리'·'오물 방치'에 잇단 안전사고까지…'위기의' 금호건설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서 발견된 인분. 사진=커뮤니티 캡처
금호건설과 입주민의 갈등은 수원 리첸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금호건설과 신동아건설이 함께 시공을 맡은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에서는 지난달 말 이뤄진 사전점검 기간 대변 방치, 부실시공 등 논란이 일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세종시의회 민원 등에서 하수구 인분, 화장실 변기 오물, 벽면 타일 미시공, 벽지에 욕설 흔적 등을 지적한 것이다.


당시 세종 리첸시아 입주민들도 제대로 된 보수가 이뤄지기 전까지 준공 승인이 이뤄지면 안 된다며 집회를 열었다.

금호건설은 수원과 세종의 주거단지 모두 하자 보수에 나서고 있고, 입주민과의 협의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입주가 늦어진 이유로는 불안한 자재 수급을 원인으로 들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자재 수급이 원활치 않은 일시적인 상황에서 딜레이가 발생한 것"이라며 "공정 관리는 제대로 하고 있어 자재 수급이 정상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관리도 낙제점…연이은 중대재해·참사

이 같은 상황에서 오너인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의 책임론도 거론된다. 금호건설이 안전관리와 실적 측면에서도 낙제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건설은 앞선 수원 리첸시아 노동자 사망사고와 지난해 6월 세종 주상복합 근로자가 추락사 등으로 노동자 안전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대규모 인사사고 리스트에도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해 7월 14명이 사망한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원인으로도 지목되면서 법적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14일 금호건설 현장소장 등을 대상으로 2차공판이 열리기도 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현장소장과 공사팀장 등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같은해 4월 발생한 경기 성남시 '정자교 붕괴사고'의 시공사 역시 금호건설이었다. 당시 이 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성남시는 금호건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금호건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18억원으로 2021년(1116억원)보다 80% 가까이 감소했다. 건설 경기 악화와 치솟는 자잿값 탓에 매출원가가 늘어나면서 수익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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