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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우 농가, 7월 3일 단체 행동 나서기로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4-06-30 10:49 | 최종수정 2024-06-30 11:04


한우 농가들이 위기다. 사료비와 노동비 등이 포함된 한우 생산비는 오르고 있는 반면 한우 판매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우 농가들은 7월 3일 집회를 열고 국회와 정부에 한우법 제정과 사룟값 인하 등을 요구하는 단체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통계청의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우 비육우(고기 생산을 위해 기르는 소)의 마리당 순손실은 142만 6000원으로 1년 전보다 73만 6000원(106.8%) 늘었다. 한우 번식우(새끼를 낳기 위해 기르는 소) 순손실 역시 지난 2022년 40만 9000원에서 지난해 127만 6000원으로 86만 7000원(211.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우 수급 상황을 '안정-주의-경계-심각' 네 단계 중 최상위 단계인 '심각'으로 평가하면서, 즉시 수급 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실제 공급 과잉에 따라 지난달 한우(거세우) 고기 도매가격은 ㎏당 1만 6846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7.0% 내렸다. 전국한우협회는 올해 한우 비육우 마리당 순손실이 200만원으로 지난해(142만 6000원)보다 40.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한우 농가 지원을 위한 한우법이 마련돼 지난 5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하루 만인 29일 폐기됐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종 간 형평성 논란, 입법 비효율 등의 문제를 들어 한우법 제정을 반대하면서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했고 한우법 제정 대신 축산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우법 제정이 무산되면서 한우농가는 반발하고 있다. 한우 생산자단체인 전국한우협회는 5월 30일 성명을 통해 "2년여간 10만 한우농가가 들인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며 "허탈하고 분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프랑스산, 아일랜드산 소고기 수입까지 앞두고 있어 한우농가가 위기를 느끼고 있다.

유럽산 소고기는 소해면상뇌증(광우병) 발생으로 2000년부터 수입이 중단됐지만, 이후 국가별로 순차적으로 수입을 재개하는 추세다. 이에 전국한우협회는 7월 3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1만명 이상이 모여 한우 반납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들은 한우법 제정과 한우 암소 2만 마리 시장 격리, 사룟값 즉시 인하, 사료 구매 자금 상환기간 2년 연장, 긴급 경영 안정 자금 지원 등을 요구하며 한우 반납과 임원 삭발식 등을 진행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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