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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비만 이어 '알코올 중독 예방'까지?…'세마글루티드', 알코올 욕구·과음 감소 임상시험 결과 발표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5-02-13 09:37


혈당과 포만감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GLP-1R)에 작용하는 성분인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가 알코올에 대한 욕구와 과음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세마글루티드는 당뇨병 및 체중 감량 치료제인 오젬픽과 리벨서스, 위고비 등의 활성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13일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 정신의학(JAMA Psychiatry)에 실린 크리스천 헨더샷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사용 장애(AUD)가 있는 성인 48명을 대상으로 한 세마글루티드·위약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에서 알코올 사용 장애 성인 48명(여성 34명, 남성 14명, 평균 연령 39.9세)을 무작위로 세마글루티드 그룹과 위약 그룹으로 나누고 9주 동안 1주일에 한 차례씩 주사로 저용량 약물을 투여하며 음주 패턴 변화를 관찰했다.

임상시험 기간에 알코올 섭취량과 호흡 알코올 농도로 조사한 음주 패턴 조사에서 세마글루티드 그룹은 위약 그룹에 비해 일주일간의 알코올 섭취 욕구와 술을 마실 때 평균 음주량, 과음 일수가 모두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마글루티드 그룹은 위약 그룹에 비해 알코올 섭취량이 48%, 최고 호흡 알코올 농도가 46% 줄었고, 술을 마신 날의 하루 음주량은 41%, 주간 알코올 섭취 욕구는 39%가 각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지막 달에는 세마글루티드 그룹의 경우 과음 일수가 현저히 감소했으며, 과음한 날이 없었다고 답한 비율이 세마글루티드 그룹은 40%에 가까웠으나 위약 그룹은 20%에 그쳤다. 또한 흡연자들 가운데 세마글루티드 치료받은 참가자들은 위약 그룹에 비해 하루 평균 흡연량도 유의미하게 더 많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티드를 가장 낮은 임상 용량으로 투여했음에도 음주를 줄여주는 효과가 기존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 약물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컸다고 보고, 인기가 높은 세마글루티드가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제로 승인되면 이 치료법이 널리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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