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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중증외상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입니다. 바보처럼 남의 일이라고 함부로 생각하지 마세요."
현실에서도 "중증외상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고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골든타임 내 병원으로 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바로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의 의학 자문을 담당한 이대서울병원 중환자외과 김태윤 교수의 당부다.
김 교수는 지난 2023년 5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간 중증외상센터 촬영지인 이대서울병원(병원장 주웅)과 드라마 세트장을 방문하며, 현실감 높은 드라마 제작을 위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겪는 노하우를 전달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현장 자문 당시 주안점을 두었던 부분은?
▶웹소설과 웹툰 원작 의학판타지 드라마이기에 조언자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특정 의학적 장면과 상황에서 실제로 어떻게 수술 및 시술이 시행되는지에 맞췄습니다. 만약 의학적인 부분에 집중해 현실에 가깝게 한다면 원작의 판타지 요소를 해칠 수 있기에 이 부분은 현장에서 균형을 맞춰 연출하신 것 같습니다. 사실 의료인 입장에서만 보면 수술과 시술이 어색한 장면이 다수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증외상센터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드라마이기에 이를 고려해 시청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자문 당시 촬영 현장 분위기와 느낀 점은?
▶촬영은 크게 이대서울병원과 세트장에서 이뤄졌는데요. 세트장에서의 분위기는 매우 밝았고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특히 촬영, 미술, 음향, 연출 등 각 부분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한 작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중증외상 환자의 치료도 한 사람의 극 중 뭐든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협업 및 팀워크를 통해 이뤄지는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리즈 중 가장 유사했던 치료 에피소드가 있다면?
▶중증외상은 여러 이유에서 발생하지만, 총기가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사고가 중증외상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대서울병원 근처에서 큰 사고가 발생해 응급실, 중환자실로 이송돼 치료한 환자가 생각이 납니다. 중증외상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데 빠른 시간 내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록 이대서울병원은 외상센터는 아니지만, 옥상에 헬기장이 있으며, 초응급환자 전원 시 즉각적인 치료가 가능한 병원 중 하나이기에 환자를 치료할 수 있었습니다.
-극 중 골든타임을 항상 중요하게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이 골든타임이 갖는 의미와 치료의 양상은?
▶중증외상은 적절한 시간 내 조치를 취하지 못했을 때 치료 방법이 제한적입니다. 마치 화재처럼 집이 다 타버리고 난 다음에는 의미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 적절한 시간이라는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또한, 이송된 의료기관도 전원 체계는 물론 중환자실, 응급실, 수술실 등을 논스톱(Non-Stop)으로 아우르는 시스템 및 의료진 간 팀워크가 중요합니다.
-실제 현장에서 골든타임을 살리는 대표적 시스템은?
▶이대서울병원 내 있는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의 EXPRESS(Ewha Xtraordinary PREcision Safe AORTIC Surgery) 시스템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PRESS 시스템은 대동맥질환 환자 전원 문의 시 의료진 및 행정파트까지 문자가 전송돼 환자 도착 전에 수술 준비를 마치는 것으로, 환자 도착과 함께 바로 수술장으로 이동이 가능해 초응급 상황에 대처가 가능합니다.
-중증환자 대응 및 치료에 있어서 이대서울병원의 장점은?
▶이대서울병원은 헬기 전원 및 모든 전원 수단에 최적화된 하드웨어를 구축한 병원입니다. 또한, 충분한 중환자실병상 및 응급실/수술실로 이어지는 중증응급환자의 동선도 이미 구축된 상태로 각과 전문의들의 유기적이고 빠른 협진을 통해 중증환자의 최적의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5년 이대서울병원은 중증응급환자의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의 추가 확보가 이미 예정되어 있습니다.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하는 중환자외과 교수로 앞으로 노력할 점
▶'24시간, 365일. 한순간이라도 우리가 멈추면 누군가의 심장도 털컥 따라 멈출 것 같습니다. 환자의 심장을 계속 뛰게 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뛰겠습니다'라는 극중 대사처럼, 환자가 어떤 상태이든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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