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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리더십 부재' 한국, 패싱에도 선방…조기 정상회담 주목

기사입력 2025-04-27 08:31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2025.4.8 [국무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ihong@yna.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침없는 정책 폭주로 전 세계를 강타한 100일 동안 한국은 탄핵 정국에 따른 리더십 부재로 최근까지 정상 등 고위급에서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러 우려의 신호에도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대북정책 등 핵심 안보사안에 있어선 크게 불협화음이 불거지지 않는 등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등의 불'인 상호관세도 무역적자 규모라는 한 가지 기준으로 우리뿐 아니라 동맹·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부과된 터라 리더십 부재 상황이 위기를 더하게 만든 것은 아니다.

한국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상황에서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을 맞아야 했다.

각국 정상이 취임식에 참석하거나 최소한 전화 통화를 하는 상황에서 권한대행 체제였던 한국은 철저히 외면됐다.

트럼프 정부의 주요 인사들의 아시아 순방 때도 한국을 빼먹기 일쑤였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은 일본 등 우리의 주변국을 방문하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에 놓인 한국은 굳이 찾지 않았다.

바이든 정부에서 임명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이임했지만, 새 대사 부임 없이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그나마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다자회담 계기에 만나기는 했지만, 평소 미국 새 정부 출범 초반이라면 으레 있을법한 한미 간의 밀도 있는 고위급 소통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한미동맹의 굳건함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한미일 협력 기조 등을 재확인한 것은 성과다.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도 흔들림이 없어 각종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수시로 전개됐고 한미연합훈련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통상 문제도 한미 양국이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가진 2+2 통상협의를 통해 오는 7월 초까지 한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폐지와 양국 간 산업협력 등과 관련한 '패키지 합의'를 추진키로 하는 등 다행히 가닥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크게 삐걱거리는 모습이 나오지 않은 것은 한미 간 외교·국방·통상 실무채널이 탄탄하게 기능한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앞으로다. 일각에선 오히려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한미관계가 본격적으로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진 상대할 정상이 없으니 민감한 이슈를 건드리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이다. 언제라도 방위비 분담금이나 주한미군 유연성 문제 등 안보 이슈가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런 문제 등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서라도 새 정부는 출범 직후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현재 우크라이나·이란 문제에 집중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로 시선을 돌릴 때를 대비해서도 미리 한미 정상 간 주파수를 맞추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한국을 '패싱'(배제)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주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대중 압박에 동참하라는 트럼프 정부의 요구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본격화할 수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한미 정상이) 만난다고 능사는 아니다"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의 핵심은 중국이고 대중 견제에 동맹이 같이 가느냐 마느냐가 모든 것의 전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kit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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