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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의 롯데 다승왕 탄생할까? "氣좋다" 안경에이스의 폭풍' 질주 → 팀 역사상 7번째 다승왕 '정조준' [고척피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5-05-02 12:51


16년만의 롯데 다승왕 탄생할까? "氣좋다" 안경에이스의 폭풍' 질주 →…
무쇠팔 롯데 최동원. 스포츠조선DB

16년만의 롯데 다승왕 탄생할까? "氣좋다" 안경에이스의 폭풍' 질주 →…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경기. 5회 실점 위기를 넘기고 주먹을 쥐어보이는 롯데 박세웅.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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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한화의 경기. 6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롯데 선발 박세웅.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4.24/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프로 원년팀' 롯데 자이언츠의 역사에는 한국시리즈 우승보다 다승왕이 더 많다.

롯데는 삼성 라이온즈와 더불어 1982년 프로 출범 원년부터 팀명도, 운영 주체도 바뀌지 않은 단 둘 뿐인 팀이다. 때문에 두 팀간의 대결은 매년 '클래식 씨리즈'로 치러지곤 한다.

같은 영남지방의 오래된 야구팀으로서 팬덤 사이의 동질감도 적지 않다. 과거와 달리 서로의 홈구장 원정석을 채우며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는 라이벌이기도 하다.

하지만 프로야구 역사에서 두 팀의 위상은 하늘과 땅 차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삼성 8회, 롯데 2회) 외에도 정규시즌 우승, 포스트시즌 진출 등의 횟수에서 두 팀은 큰 차이를 보인다.

다만 팀 전력에서의 차이는 컸으되, 롯데를 대표하는 에이스의 존재감은 삼성에 뒤지지 않았다. 역대 다승왕 횟수(삼성 7회, 롯데 6회, 공동 포함)가 이를 증명한다. 그나마도 삼성이 2010년대 이후 3번(배영수 뷰캐넌 원태인)을 추가하기 전까진 롯데가 우위였다.


16년만의 롯데 다승왕 탄생할까? "氣좋다" 안경에이스의 폭풍' 질주 →…
고독한 에이스 윤학길. 스포츠조선DB
롯데 다승왕의 역사 또한 '무쇠팔' 최동원부터 시작한다. '한국시리즈 4승'의 전설이 빛났던 1984년은 말 그대로 최동원의 해였다. 당시 최동원은 무려 27승을 기록, 2위 김시진(19승)-3위 김일융(18승) 원투펀치를 멀찌감치 떨어뜨리며 다승왕을 차지했다. 김일융은 이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의 3승을 모조리 따낸 투수이기도 하다. 이해 한국시리즈는 최동원과 김일융의 일기토였다.

롯데의 두번째 다승왕은 '고독한 에이스' 윤학길(1988년, 18승)이다. 그 뒤를 1996년 주형광(18승) 2001년 손민한(15승) 2005년 손민한(18승) 2009년 조정훈(14승)이 잇는다.

하지만 삼성과 달리 롯데의 다승왕 계보는 조정훈에서 끊겼다. 롯데는 2008~2012년 로이스터-양승호 전 감독으로 이어진 황금기에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이뤄냈지만, 이후 12년 동안 조원우 현 수석코치가 이끈 단 1번(2017년)을 제외하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2005년 손민한 같은 예외가 있긴 하지만, 가을야구 탈락 팀에서 다승왕이 나오는 것은 역시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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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플레이오프를 마무리짓는 롯데 주형광. 스포츠조선DB

그렇다면 올해가 기회가 될까. 롯데는 4월 한달간 16승8패를 따내며 한화 이글스와 함께 월간 다승 1위 팀이 됐다. 한화와 함께 고공 비행하며 어느덧 1위 LG 트윈스에 1경기반 뒤진 2위까지 올라섰다.

다소 불안한 마운드를 폭발하는 타격으로 메우고 있다. 반즈-박세웅-데이비슨-나균안-박진(김진욱)으로 이어지는 선발진도, 정철원-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라인도 확고한 믿음을 주진 못하는 분위기다. 대신 팀 타율 1위(2할9푼) 팀 OPS 2위(0.768)의 불방망이가 돋보인다.

타선의 도움을 일부 받긴 했지만, 박세웅은 올시즌 7경기 6승으로 다승 1위를 질주중이다. 승운이 따르지 않는 투수라는 과거의 아쉬움을 모두 벗어던질 올해다.


16년만의 롯데 다승왕 탄생할까? "氣좋다" 안경에이스의 폭풍' 질주 →…
2005년 18승 달성 직후 환하게 웃는 손민한. 스포츠조선DB
지난 키움 히어로즈전 5이닝 3실점이 다소 아쉽다곤 하지만, 올시즌 7경기 42⅔이닝으로 평균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2.95의 평균자책점도 준수하다. 외국인 투수들, 토종 에이스들 사이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할만한 존재감이다.

박세웅은 "지금 시점에서 다승 1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팀에겐 적지 않은 의미가 될 수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 역시 박세웅의 볼배합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구위는 워낙 좋은 투수다. 지금 6연승의 기운은 좋다.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박세웅의 별명 '안경에이스'는 롯데에 우승을 안겨준 최동원-염종석의 계보를 잇는 별명이다. 그가 조정훈 이후 첫 롯데 다승왕이 될 수 있을까.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16년만의 롯데 다승왕 탄생할까? "氣좋다" 안경에이스의 폭풍' 질주 →…
2009년 포크볼 대마왕 시절 조정훈. 스포츠조선DB
◇롯데 역대 다승왕 계보

연도=선수이름=승수=공동

1984=최동원=27승

1988=윤학길=18승

1996=주형광=18승=구대성

2001=손민한=15승=신윤호

2005=손민한=18승

2009=조정훈=14승=로페즈 윤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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