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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 "초등학교 교과서, 아프리카 편견 가득"

기사입력 2025-05-01 07:29

[반크 자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촬영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 김재근]
[촬영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 김재근]
6학년 2학기 사회교과서 5종 분석 결과 발표

아프리카 바로 알리는 '글로벌 우분투 홍보대사' 모집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지난달 30일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아프리카가 빈곤과 기아 등 문제의 대륙이라는 편견이 가득했다고 밝혔다.

반크(단장 박기태)는 이날 공개한 '아프리카 인식 개선 캠페인' 발표자료에서 아프리카가 일방적 도움의 대상으로서 원조와 봉사의 수혜자로만 부각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지은 반크 청년연구원은 "초등학생들은 6학년 2학기부터 사회 교과서에서 아프리카 등 세계에 대한 서술을 처음 접하기에 아이들의 첫 시선이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바꿔야 한다"면서 동아출판, 금성출판사, 미래엔 등 5개종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과서에서 전반적으로 아프리카의 다양한 삶의 모습과 발전상이 제대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래엔 교과서의 경우 '월드컵이 열린 나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타이틀로 모범사례로 제시됐다.

교과서들은 우선 아프리카의 다양성을 드러내지 못했다.

54개국(유엔 회원국)으로 이뤄진 아프리카는 하나의 나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균일하고 변화가 없는 대륙으로 교과서에 표현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약 3천개 이상 민족으로 구성되고 약 2천개 이상 언어(전세계 언어의 30%)를 구사하며 종교도 기독교(50%), 이슬람(40%), 토착신앙(9%) 등 다채롭다.

이와 함께 한국과 아프리카의 교류 정보가 부족한 것도 문제로 드러났다.

가령 '우리나라와 가까운 나라들' 단원에 아프리카 국가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따라 6.25전쟁에 참전해 대한민국을 도운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추가로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반크 측은 제안했다.

반크는 아프리카에 대한 국내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초등학교 교과서뿐 아니라 앞으로 중고등학교 사회, 역사 교과서까지 분석할 방침이다.

또 일반인을 대상으로 '아프리카는 □이다'라는 포스터 문구 빈칸 채우기를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일깨울 예정이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 대상으로 5월 중 글로벌 우분투 홍보대사를 100명 선발해 아프리카 인식 개선 캠페인을 연중 펼칠 예정이라고 홍단비 반크 청년연구원이 소개했다. 미래세대 주축인 청년들이 나서 국내외에서 아프리카 인식을 바꿔나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반크는 해외의 아프리카 인식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SNS상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드러내고 그 진면목을 제시하는 해시태그 캠페인(#Unlearn Africa Relearn Africa)을 통해 아프리카의 아름다움과 다양성, 현대성을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명 인플루언서들에게도 아프리카를 제대로 알리는 한편 CIA월드팩트북, 내셔널지오그래픽, 유네스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등에서도 '부족사회', '테러·기근', '빈곤' 이미지 일색인 점을 바로잡겠다고 정인성 반크 청년연구원은 말했다. 반크는 이를 위해 독도 바로 알리기 등 해외에서 한국의 잘못된 역사 및 정보를 바로잡은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구승현 반크 연구원은 "생성형 AI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된 것을 시정하는 것과 병행해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이 잘못돼 있는 것도 고쳐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반크 측이 조사한 결과, AI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이미지는 주로 초원, 사막, 사파리 일색이고 아프리카인은 원주민, 가난, 야생이라는 단일 이미지가 주로였다.

또 이정애 반크 책임연구원은 기존 세계전도에서 메르카토르 도법이 아프리카 대륙을 축소해 표현한 것과 관련, 로빈슨도법에 근거한 아프리카 중심 세계지도를 제작해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도에는 광활한 아프리카 대륙의 실제 크기가 반영돼 세계전도 정중앙에 있다.

권소영 반크 연구원도 국민 15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울림' '열림' 등 국가정책플랫폼에서 아프리카 인식 개선에 나선다.

박 단장은 "지난 20년간 민간외교관 역할을 해온 반크가 독도를 넘어 '아프리카와 친구가 되자'는 모토로 국내외의 편견을 하나하나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업무협약을 맺은 반크와 연합뉴스는 아프리카 인식 개선에 협업할 방침이다.

연합뉴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언론사 최초로 아프리카 전담 공적기구인 우분투추진단을 설립해 관련 보도와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유엔난민기구와 공동으로 한국 언론사 처음으로 아프리카 난민에 대한 국제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sungji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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