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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산통을 느껴 병원으로 옮겨지던 30대 임신부가 119구급차 안에서 무사히 아이를 출산했다.
A씨의 남편은 "출산 예정일보다 빨리 아내의 진통이 시작됐다"며 구급차 이송을 요청했다.
당시 A씨와 남편은 자차로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진통 간격이 짧아지자 급히 소방 당국에 도움을 청했다.
이에 고한 119안전센터 소속 김정수 소방교와 서정우 소방사는 A씨를 구급차에 태워 그가 평소 진료받던 강릉 한 산부인과 병원으로 곧장 출발했다.
달리는 구급차 안에서 급히 문진하고 분만 세트를 준비하던 찰나, A씨가 다급히 외쳤다.
"아기가 나올 것 같아요!"
출발 10분도 채 되지 않아 아기의 머리가 자궁 입구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서 소방사가 구급차를 도로 밖 안전한 곳에 정차하고, 김 소방교는 의사의 의료 지도를 받아 응급 분만에 나섰다.
김 소방교가 응급 분만을 시도한 지 2분가량이 지나자 같은 날 오후 8시 46분께 구급차 안에서 우렁찬 남자아이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들 구급대원은 신생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탯줄을 자르고 보온을 유지하기 위해 조치했다.
또 A씨 응급처치와 태반 박리까지 실시한 뒤 신속히 A씨를 강릉 산부인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들의 기민한 대처로 현재 A씨와 아기의 건강 상태는 모두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방교는 "구급차에서 아기를 받은 건 처음이라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119구급대원 응급분만 교육 경험 덕분에 잘 대처할 수 있었다"며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고맙고 앞으로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영민 정선소방서장은 "구급대원들이 침착하게 대처해 소중한 새 생명이 건강하게 탄생할 수 있었다"며 "퇴원 후 축하의 뜻을 전할 예정"이라고 했다.
taeta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