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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따뜻한 날씨와 함께 야외 활동이 활발해지는 봄철, 피로감이나 두통과 함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단순한 컨디션 저하나 수면 부족 정도로 생각하고 쉽게 지나치기 마련이지만, 반복되거나 지속되는 어지럼증은 신경과적 이상을 암시하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인천나누리병원 뇌신경센터 이빛나 과장은 "계절 변화에 따라 체온 조절과 혈압 유지에 관여하는 자율신경계가 평소보다 더 예민해진다"며 "이러한 변화가 전정기관의 민감도를 높여, 가볍게 느껴지던 자극도 심한 어지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이석증으로, 귀 안쪽 전정기관에 위치한 이석이 제자리를 벗어나면서 균형 감각에 혼란을 주는 질환이다. 갑자기 고개를 돌리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 짧고 강한 회전성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메니에르병은 내림프액의 이상으로 발생하는데 어지럼증 외에도 이명과 난청을 동반한다. 이 외에도 기립성 저혈압, 편두통, 그리고 뇌졸중 초기에도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빛나 과장은 "이석증의 경우 물리치료를 통한 전정 재위치술로 빠르게 호전될 수 있다. 반면, 메니에르병이나 중추신경계 질환이 원인일 경우에는 보다 정밀한 진단과 꾸준한 약물 치료, 생활 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의 경우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이빛나 과장은 "어지럼증이 반복되고, 동반되는 신경 증상이 있다면 뇌혈관 질환의 징후일 수 있다"며 "언어 장애, 팔이나 다리의 힘 빠짐, 얼굴의 감각 이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즉각적인 신경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지럼증을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봄처럼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체온 관리와 함께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는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어지럼증이 2~3일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될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단순한 피로라고 넘겼다가 신경계 질환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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