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윤연이 교수 연구팀이 심장초음파 영상만으로도 좌심실비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원인까지 구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윤연이 교수팀은 심장초음파 영상만으로도 원인을 감별할 수 있는 AI 기반 진단 기술을 개발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심장초음파 영상에서 심근의 미세한 패턴과 형태 변화 등 총 1만 9839개의 특징 정보를 수치화해 AI가 질환별 패턴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좌심실비대 여부 진단 및 대표적인 원인 질환인 ▲고혈압성 심장병 ▲비후성 심근병증 ▲심장 아밀로이드증을 구분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특히, 고혈압성 심장병의 진단 민감도는 기존 심장초음파 방식에서 33%였으나, AI 모델에서는 75%로 향상됐다. 비후성 심근병증의 F1 점수도 0.57에서 0.87로 높아져, 전반적으로 AI 모델이 기존 방식보다 우수한 진단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감도는 실제 환자를 놓치지 않고 찾아내는 비율이며, F1 점수는 진단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함께 평가하는 종합 지표다.
또한, AI가 분석 과정에서 중요하게 판단한 영상 부위가 시각적으로 나타나, 의료진이 직접 그 근거를 확인할 수 있어 진단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실제 임상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연이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좌심실비대의 원인 규명이 지연되면서, 치료 기회를 놓치거나 나쁜 예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 진단의 한계를 극복하고, 1차 검사인 심장초음파 단계에서 원인 질환을 보다 빠르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진단이 어려운 파브리병, 다논병 등의 희귀질환이나 운동선수에게서 나타나는 생리적 좌심실비대의 감별을 돕는 AI 모델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 저명 학술지 'Circulation: Cardiovascular Imaging'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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