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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학 원로목사 "평화 물꼬 트는, K-경제 되살리는 대통령 돼주길"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옛 시청·시의회 건물이 있던 자리에 건립된 성남시의료원 바로 앞에 성남 주민교회를 세운 창립자인 이해학(80) 원로목사는 4일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후보와의 인연을 이같이 떠올렸다.
성남 주민교회는 성남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이 후보와 사연이 깊은 곳이다.
2003년 말 성남 구시가지 종합병원 두 곳이 동시에 폐업하자 이 후보는 성남시민 20만명의 서명을 받아 시의회에 성남시립병원 설립 조례안이 상정되도록 했는데, 한나라당이 다수를 차지한 시의회는 이를 47초 만에 부결시켰다.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던 이 후보는 시민과 거세게 항의하다 특수공무방해죄로 수배됐고, 그때 숨었던 곳이 시의회 건물 맞은편의 주민교회였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이곳 교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은 시민운동가 이재명이 사회변화를 일군 곳"이라며 "저의 정치적 고향 성남에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 미래를 열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4월 2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2004년 3월 28일 오후 5시, 성남시청 앞 주민교회 지하 기도실에서 눈물을 흘리며 결심했다"며 "기득권자들이 좌절시킨 시립 공공병원의 꿈을 성남시장이 돼서라도 이뤄보고자 정치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당시 주민교회는 성남지역 빈민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중심으로 이 담임목사가 핵심적 역할을 맡았다.
이 목사는 "1970~80년대 노동운동·학생운동을 하다가 쫓겨서, 빈민들은 문제가 생겨서 우리 교회에 숨어 지내다 가곤 했다"며 "2004년 3월 이재명 시민단체 대표가 성남시의료원을 세우자고 주장하다가 경찰에 쫓기게 됐고, 우리 교회 지하기도실로 숨어들었다"고 21년 전 기억을 더듬었다.
그는 "그때 여기서 정치를 해야겠다. 시장이 돼야겠다. 그런 결심을 해 우리 교회가 그의 정치적 출발지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그 뒤에도 여러 시민운동을 하면서 이 후보와 만나 교류했고, 협력하는 관계였다고 회고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1990년 베를린에 가서 남북해외통일회담을 하고 돌아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을 살고 있을 때 나를 변호해준 분이 이재명 변호사였다"며 "나에겐 은인 중 한 분"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좋은 관계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시민운동을 하면서 (이 후보와) 부닥친 것도, 결이 다른 것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이 목사는 "'이해학 목사가 이재명의 멘토'라는 얘기가 있는데 아니다. 이재명을 키운 건 성남시와 성남에서 함께 시민운동을 하며 어우러졌던 시민들이고 그렇게 해서 지금의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 후보를 어떤 사안이 있으면 무엇이 문제가 될지 포착을 잘하고 새로운 대안을 많이 내는 시민운동가이자 행정가로 기억했다.
어떤 사안에 누구보다 순발력 있게 문제를 제기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을 구성하고 일을 처리하는 속도가 빨랐다고 했다.
울산에서부터 성남까지 송유관을 설치해 기름 창고를 만들겠다는 건데 혹여나 폭발이 일어나면 주변이 불바다로 변해 폐허가 될 테고, 적의 최우선 공격 목표가 되는 시설인데도 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의견은 제대로 듣지 않고 사업을 강행해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발을 불렀다고 한다.
이 목사는 "당시 이 변호사가 환경문제를 비롯해 여러 조언을 하며 저유소 설치 반대운동에 적극 참여해 상당한 힘이 됐다"고 회고했다.
이 후보가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주민교회를 찾았을 때 어떤 덕담을 건넸는지 묻자 이 목사는 "옛날엔 우리 교회에 경찰 정보원들이 득실거려 교인들이 무서워 못 들어왔는데, 오늘은 기자들이 잔뜩 와서 못 들어왔다. 이렇게 관심의 초점을 바꿔줘서 고맙다"고 했다.
이 목사는 "이 후보는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드는 능력을 키워온 지도자"라며 "몸통이란 우리 민족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적 사명이다. 전쟁 없이 평화통일의 물꼬를 트는 대통령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K-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고용이 활발해져 일하는 사람이 늘고 소비가 활발해지는 선순환 경제로 빨리 전환돼야 한다. 이런 경제 여건을 만드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대통령이 돼 달라"고 말했다.
gaonnuri@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