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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우면 글씨가 '흐릿'…30·40대 '노안'으로 우울증까지 시달려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5-06-11 10:39


가까우면 글씨가 '흐릿'…30·40대 '노안'으로 우울증까지 시달려
 ◇최근 IT 기기의 사용이 늘면서 30~40대 노안 비율이 늘고 있다. 노안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면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이 뒤따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자료사진 출처=프리픽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 45세 김 모씨는 최근 책이나 신문의 글자가 흐릿하게 보여 불편하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모니터 화면도 뭔가 선명하지 않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검사 결과 '노안(老眼)'이라는 말에 우울감마저 들었다.



노안은 가까이 있는 글씨나 사물이 흐리게 보이는 일종의 노화현상이다.

대부분 노안은 수정체 탄력 감소로 발생한다.

카메라로 비유하면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수정체는 가까운 것을 볼 때는 두꺼워지고 먼 곳을 볼 때는 얇아지면서 망막에 모이는 빛의 초점을 조절한다. 수정체 두께 조절은 모양체 근육이 담당한다.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은 "나이가 들수록 수정체는 점점 탄력을 잃고 굳어지며, 모양체근도 조절력이 감소한다. 이로 인해 가까운 거리 초점 조절이 어려워져 노안이 생기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노안의 주요 증상은 △가까운 글씨나 작은 물체가 흐릿하게 보임 △일정 거리를 두어야 작은 글씨나 물체가 또렷하게 보임 △어두운 환경에서 시력이 더욱 저하 △독서나 근거리 작업 후 눈의 피로 및 두통 △먼 곳과 가까운 곳을 교대로 볼 때 초점 전환 느림 등이 있다.


◇35~39세 30% '노안' 겪어…우울증 등 증상도 나타나

우리 몸 중에서 가장 먼저 노화가 시작되는 곳은 바로 눈이다. 최근엔 IT 기기 사용량이 늘면서 노안 발생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다.

한 통계에 따르면 40세 이상 인구의 약 70%가 노안을 겪으며, 35~39세에서도 약 30%가 노안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근점 거리(사물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거리)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길어진다.

20세 때에는 10㎝ 정도이지만 30세 14㎝, 40세 22㎝, 50세 40㎝, 60세 100㎝까지 늘어난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가까운 거리의 사물이 흐릿해지는 것이다.

노안은 일상의 불편함을 넘어 우울증 등 정신적 질환도 야기할 수 있다.

30~40대에 노안 진단을 받게 되면, 심리적 충격과 분노감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노안 환자의 약 30%가 불안, 우울증, 불면증, 두통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돋보기·다초점 안경 불편하다면 수술 고려

노안은 완전히 막을 수 없지만, 진행 속도를 늦추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것은 돋보기나 다초점 안경이다. 다만 돋보기는 필요할 때마다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따르고 다초점 안경은 적응이 어렵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어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하는 수술도 있다. 원거리, 중간거리, 근거리 모두 초점이 맺혀서 잘 보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노안과 백내장이 많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게 되면 수술 후 불편감을 야기할 수도 있다.

최근엔 '비바 아이씨엘(Viva ICL)'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생체 수정체는 그대로 보존한 채 노안과 근시를 동시에 교정하는 특수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김부기 원장은 "기존 레이저 시력교정술과는 달리 각막을 깎지 않기 때문에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생체수정체를 보존하기 때문에 필요시 렌즈를 제거해 원래 상태로 복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IT 기기 이용 최소화에 '20-20-20' 운동, 예방에 도움

노안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 IT 기기 이용 최소화, 적절한 조명 환경 유지 등이 중요하다.

눈의 피로를 줄이는 '20-20-20' 실천은 큰 도움이 된다.

이는 20분마다 20초 동안 20피트(약 6미터) 떨어진 곳을 바라보는 운동이다.

루테인, 지아잔틴, 비타민 A·C·E, 오메가3 지방산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권장된다.

다만 전반적인 눈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지 노안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낮다.

또한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기보다는 식단을 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하루 10~20㎎ 섭취가 권장되는데 시금치나 케일, 브로콜리 100g 정도(일반 종이컵 약 0.5개)면 충분하다.

오메가3 지방산은 하루 250~500㎎(고등어 반 토막 또는 견과류 한 줌) 섭취가 권장된다.

비타민 A가 풍부한 당근·고구마·달걀과 비타민 C가 많은 오렌지·키위·딸기, 비타민 E가 함유된 아몬드·땅콩·올리브오일 등을 골고루 먹는 것도 눈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

김부기 원장은 "정확한 검사와 정기적인 안과 검진, 적절한 시력 교정을 통해 노안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노안 오해와 진실

-노안은 백내장과 같은 질환이다? 'X'

노안은 수정체의 조절력이 떨어져 생기는 반면 백내장은 눈 속에 있는 수정체 자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인공눈물 사용하면 효과 있다? '△'

노안과 함께 동반되는 안구건조증 증상을 완화해 시야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글라스를 쓰면 예방할 수 있다? 'X'

자외선 차단은 백내장, 황반변성 등 안과 질환 예방 효과가 있지만 노안 예방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루테인 등 영양제가 실제 눈 건강에 도움이 되나? '△'

눈 영양제는 보조적인 요법으로 복용 후 바로 눈에 띄는 효과 또는 시력이 갑자기 좋아진다거나 질환 자체가 낫는 것은 아니다. 다만 노인성 안질환을 예방하고 질환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근시 및 원시가 있으면 노안이 빨리 온다? '△'

노안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근시가 있는 경우 평소 가까운 거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노안이 상대적으로 늦게 불편해질 수 있다. 반대로 원시가 있는 경우 노안으로 인한 불편감이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


가까우면 글씨가 '흐릿'…30·40대 '노안'으로 우울증까지 시달려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의 수술 집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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