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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수은 배출 줄었지만 북극 오염 증가 이유는…"해류 통한 유입"

기사입력 2025-06-13 08:20

1970년대 이후 대기 중 수은(Hg) 배출량이 감소했음에도 북극곰과 이빨고래 같은 북극의 최상위 포식자에게서 계속 고농도로 발견돼 북극의 주요 환경 문제가 되고 있다. 덴마크 연구팀은 이는 물속에 유입된 수은이 해류를 타고 북극 생태계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Rune Dietz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덴마크 연구팀 "수은, 물속에 300년 잔류…북극 수은 오염 수세기 지속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대기 중 수은(Hg) 배출이 감소했지만, 북극곰과 이빨고래 같은 북극 최상위 포식자에게서는 여전히 고농도의 수은이 검출된다. 이는 물속에 유입된 수은이 해류를 타고 북극 생태계로 계속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겐대학 연구팀은 13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수십년간 북극권에서 수집된 동물과 환경 표본을 분석, 특정 해류와 지역의 수은 동위원소 조성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석탄 연소와 금 채굴 과정 등에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수은은 강력한 신경독성 중금속으로, 1970년대 이후 강력한 규제로 전 세계적으로 배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북극에서는 최상위 포식자인 북극곰과 이빨고래류 등에서 여전히 산업화 이전보다 20~30배 높은 농도의 수은이 검출된다. 이는 야생 동물뿐 아니라 해양 포유류를 식량으로 삼는 원주민 공동체에도 심각한 건강 위협이 되고 있다.

오르후스대학 루네 디츠 교수는 "북극 동물들의 수은 농도를 40년 넘게 관측해 왔다"며 "전 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줄어든 1970년 이후에도 북극의 수은 농도는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지난 40년간 그린란드 전역에서 수집된 북극곰, 바다표범, 물고기, 이탄 등 동물 및 환경 샘플 700여개를 분석, 여섯 가지 수은 동위원소 조성을 측정하고, 이를 주변 해류와 지역의 수은 동위원소 조성과 비교했다.

대기 중에 방출된 수은은 약 1년 동안 공기 중에 머물 수 있지만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30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연구팀은 표본 속 수은 동위원소 조성을 분석하면 수은의 배출원과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표본의 수은 동위원소 조성이 지역과 해류 패턴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란드 중서부 지역은 북대서양 해류 일부가 갈라진 이르밍어 해류(Irminger Current)를 통해 유입된 바닷물의 영향을 받는 반면, 다른 지역들은 주로 북극해 해류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오래전에 배출돼 물속에 들어간 수은이 해류를 타고 북극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수은 배출이 수십 년 전부터 감소했음에도 북극 생물에서 수은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디츠 교수는 "수은이 중국 같은 주요 배출원에서 해류를 타고 그린란드로 이동하는 데 최대 150년이 걸릴 수 있다"며 수은이 물속에서 300년 이상 머물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수은 오염이 앞으로 수 세기 동안 북극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Rune Dietz et al., 'Stable isotopes unveil ocean transported legacy mercury into Arctic food webs', http://dx.doi.org/10.1038/s41467-025-60356-6

scitech@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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