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51)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고액의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검사가 파기환송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김 전 회장과 검찰 출신 이모(55) 변호사에게는 각각 벌금 300만원, 1천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나씨가 제공받은 향응 가액이 100만원을 초과한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며 "나씨는 검사로서 공정한 직무수행을 위해 노력해야 함에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서 사법 절차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작년 10월 유죄 취지로 사건을 2심으로 파기 환송한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른 것이다.
나씨는 현직 검사 시절인 2019년 7월 18일 이 변호사와 김 전 회장으로부터 룸살롱에서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쟁점은 접대 금액이 청탁금지법상 수수 금지 금액인 100만원을 넘는지였다.
총 536만원의 비용이 발생한 당시 술자리에는 피고인 3명 외에 검사 2명과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도 참석했다.
김 전 행정관이 술자리 도중에 합류했고, 나씨를 제외한 검사 2명은 먼저 자리를 떠난 상황에서 참석자별 수수액을 얼마로 산정할지가 관건이었다.
검찰은 초기 술값과 접객원 비용 등 481만원은 피고인 3명과 검사 2명 등 5명에게 발생했고, 추가 접객원과 밴드로 인한 비용 55만원은 검사 2명이 떠난 뒤 발생했기 때문에 피고인 3명에게만 발생한 몫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검사 2명은 수수액이 96만원이어서 기소를 피했다. 이를 두고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피고인 3명은 1·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도중에 합류한 김 전 행정관이 술자리에 끝까지 남아있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인원수에 1명씩을 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계산했을 때 피고인 3명의 1인당 수수액은 93만9천원으로 처벌 대상이 아니게 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판단을 뒤집었다. 술값 등 481만원 중 처음 준비된 술값과 접객원 비용 등 240만원을 '기본 술값 등'으로 따로 분류한 뒤 늦게 온 김 전 행정관을 인원수에서 제외하고 5명으로 나눠야 한다고 본 것이다.
나머지 비용은 김 전 행정관을 분모로 포함한 2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봤다.
이렇게 계산하면 나씨가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로부터 제공받은 향응은 약 102만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됐다.
법무부는 지난달 나씨에게 정직 1개월 징계를, 함께 술 접대를 받은 검사 2명에겐 각각 견책 징계를 내렸다. 나씨는 징계받은 이후 사직했다.
youngle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