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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젊은 오십견' 환자 증가세…도와줘도 아픈 팔 들기 어려워

기사입력 2025-06-25 09:36


30·40대 '젊은 오십견' 환자 증가세…도와줘도 아픈 팔 들기 어려워
 ◇IT기기의 장기간 사용과 무리한 운동 등으로 최근 젊은 오십견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오십견은 다른 사람이 아픈 팔을 들어줘도 들기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 40대 직장인 A씨는 평소 어깨가 잘 뭉치고 통증이 잦았는데 최근엔 머리감기와 양치질을 하기도 힘들다.

#. 50대 주부 B씨는 어깨가 '쿡쿡' 쑤시는 일이 일이 많더니 요즘 통증 때문에 설거지를 하다가 그릇을 놓치는 경우가 늘었다.

이는 오십견으로 흔하게 불리는 '유착성관절낭염' 또는 '동결건'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오십견이란 말은 '50세 전후에 어깨 통증이 시작된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중장년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해 노화로 인한 어깨 관절의 퇴행성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엔 30대와 40대에서도 오십견 환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삼십견', '사십견'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오십견 환자의 17.8%가 30대·40대…IT기기·무리한 운동 등 원인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오십견 환자는 2015년 약 73만명에서 2022년 약 85만명으로 7년 새 약 12만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 환자는 2만 3660명에서 2만 4320명, 40대 환자는 11만 1245명에서 12만 4133명으로 각각 약 2.8%, 약 11.6% 늘었다.

지난해 오십견 환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30.7%로 가장 많았고 60대(29.8%), 40대(14.9%), 70대(14.8%), 80세 이상(6.0%), 30대(2.9%) 등의 순이었다. 전체 환자의 17.8%가 30·40대인 것이다.

젊은 층 오십견 환자 증가 원인은 장시간 스마트폰 및 IT기기 사용, 무리한 운동, 좋지 않은 자세나 습관 등이 꼽힌다.

이 밖에 어깨 외상이나 당뇨, 호르몬 이상 등 대사질환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십견의 대표 증상은 △특별한 외상이 없는 어깨 통증 △팔을 들거나 옆으로 벌리기 등 어깨 운동 제한 △옷 입기, 머리감기, 뒷주머니에 손 넣기 등 일상 동작 어려움 △시간이 지날수록 어깨가 굳는 강직 등이 있다.

목동힘찬병원 관절클리닉 최경원 진료원장은 "두 팔을 올려 만세 동작이 안되거나 뒷짐 지는 동작이 어려우면 오십견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전근개 파열·석회성 건염과 증상 비슷…비수술 요법 우선 시행

오십견과 헷갈릴 수 있는 어깨질환에는 회전근개 파열과 석회성 건염 등이 있다.

오십견은 거의 모든 방향의 어깨 움직임에서 제한과 통증이 나타나지만 회전근개파열은 특정 방향, 특히 손상된 힘줄과 관련된 움직임에서만 통증과 운동 제한이 두드러진다.

또한 오십견은 다른 사람이 아픈 팔을 들어줘도 들기가 어려운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다른 사람이 아픈 팔을 잡고 천천히 올렸을 때 팔을 충분히 들어 올릴 수 있다.

석회성 건염은 어깨 힘줄 세포가 손상된 부위에 칼슘 성분이 뭉쳐 돌처럼 굳는 석회화가 서서히 진행되다가 석회가 근육과 힘줄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유발되거나 밤에 잠을 이룰 수 없는 심한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

통증이 워낙 심해 팔을 움직이지 못하고, 아픈 팔을 움직이지 않게 하려고 다른 팔로 잡아야 한다는 점이 오십견과 다른 증상이다.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회복 기간이 긴 편이다.

치료는 보통 약물치료, 물리치료 및 운동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요법을 우선 시행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는 관절에 주사를 한 후 관절낭을 팽창시키는 방법으로 치료를 하거나 염증으로 유착된 환자의 어깨를 마취 후 수동으로 어깨를 움직여 관절을 풀어주는 관절수동술로 운동 범위를 회복시킨다.

이런 보존적 치료로도 회복이 어려운 경우엔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30·40대 '젊은 오십견' 환자 증가세…도와줘도 아픈 팔 들기 어려워
사진출처=챗GPT
◇꾸준한 스트레칭·운동, 증상 완화와 회복에 도움

오십견은 꾸준한 스트레칭과 운동을 하면 증상 완화와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운동법으로는 우선 '벽 타기 스트레칭'이 있다. 벽을 마주 보고 서서 손가락으로 벽을 타고 천천히 위로 올라간다. 가능한 만큼 올린 뒤 5초간 유지하고 천천히 내리는 방법으로 하면 된다.

수건을 등 뒤로 걸고, 건강한 팔로 수건을 위로 당겨 아픈 팔이 따라 올라가게 하는 '수건 스트레칭'과 양손을 등 뒤로 모아 깍지를 끼거나 수건을 잡고, 가능한 만큼 위로 들어 올리는 '뒷짐 스트레칭'도 효과적이다.

또한 양손을 깍지 끼고 가슴 앞에서 팔을 앞으로 쭉 뻗으며 어깨를 늘려주는 운동과 통증이 있는 쪽 팔을 책상에 올린 후 어깨가 당기거나 약한 통증이 있을 때까지 허리를 숙인 후 자세를 유지하는 운동도 오십견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트레칭은 매일 한 두번 10~15분씩 꾸준히 하는 게 권장된다.

목동힘찬병원 관절클리닉 유순용 진료원장은 "스트레칭과 운동은 통증이 심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어깨 및 목 관절 건강을 위해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장시간 같은 자세를 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30·40대 '젊은 오십견' 환자 증가세…도와줘도 아픈 팔 들기 어려워
 ◇목동힘찬병원 관절클리닉 최경원 진료원장이 환자의 어깨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힘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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