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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이 치매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2세대 GLP-1R 작용제인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당뇨치료제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성분명)와 티르제파티드(tirzepatide·당뇨 치료제 마운자로와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의 성분명)가 당뇨·비만 환자의 치매 위험과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석 결과 치매 위험은 세마글루티드·티르제파티드 그룹이 다른 치료제 그룹보다 37% 낮았고, 뇌졸중 위험은 19%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GLP-1R 작용제 그룹이 다른 치료제 그룹보다 30%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60세 이상, 여성, 체질량지수(BMI) 30~40인 환자에서 세마글루티드와 티르제파티드의 치매·뇌졸중·사망률 감소 효과는 더 컸지만, 파킨슨병 및 뇌내출혈 위험 간에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티드와 티르제파티드 같은 2세대 GLP-1R 작용제가 제2형 당뇨병과 비만을 모두 가진 환자에서 치매·뇌졸중 위험 및 전체 사망률 감소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GLP-1R 작용제가 혈당 조절을 넘어 신경을 보호하고 뇌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발표된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서도 위고비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매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이 제2형 당뇨병 환자 170만명의 전자의무기록(EMR)을 분석한 결과, 위고비를 처방받은 환자는 다른 7가지 당뇨병약을 처방받은 환자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선행 동물 실험 연구에서는 위고비가 알츠하이머병 원인인 타우 단백질 등 독성 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확인되기도 했다.
다만, 치매 진단·치료의 표준 방법으로 완전히 자리 잡으려면 더 많은 임상 근거와 장기 연구가 축적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