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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미끼 상품' 연 7% 금리 적금 사라졌다

기사입력 2025-07-23 08:10

[구일모 제작] 일러스트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서 '미끼 상품'인 연 7%대 고금리 적금이 자취를 감췄다.

최근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인하하면서 최고 금리가 6%대로 떨어진 것이다.

시장 금리가 하락세인 데 더해서 최근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영업에 제동이 걸려 예금을 많이 확보할 유인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전날부터 예·적금 상품 4종의 금리를 최대 0.50%포인트(p) 내렸다.

코드K정기예금 금리가 0.05%p, 코드K자유적금과 주거래우대자유적금 금리가 0.10%p 낮아졌다.

케이뱅크의 단기 적금 상품인 '궁금한 적금'은 최고 금리가 연 7.20%에서 6.70%로 0.50%p 떨어졌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1월 궁금한 적금을 출시하면서 최고 연 7.50% 금리를 주다가 다음 달 7.20%로 인하했고 이번에는 6%대로 낮췄다.

궁금한 적금은 만기가 31일로 짧고 납입 한도가 하루 5만원으로 제한돼서 이자가 최대 세전 4천552원에 불과하지만, 높은 금리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궁금한 적금 시즌3 가입 계좌는 출시 약 두 달 만에 약 19만좌를 기록했으며 재가입률은 90%에 달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17일 예·적금 금리를 낮추면서 '한달적금' 상품의 최고금리를 연 7.00%에서 6.00%로 1%포인트 낮췄다.

한달적금도 한 달 만기시 최대 이자가 2천446원으로 소액이지만, 고금리 매력에 카카오뱅크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내리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통계상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지난 21일 기준 연 2.511%로 지난해 말(3.332%)보다 약 0.821%p 낮아졌다. 은행채 1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3.033%에서 2.526%로 내렸다.

은행권 전체 수신금리도 지난해 10월 이후 내내 하락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8개월 연속 하락하며 지난 5월 기준 2.63%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액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주문한 것도 예·적금 금리 인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은행 입장에서 대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데 예금이 많이 불어나면 비용이 늘어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낮춘 데는 대출 규제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예대율(원화대출금/원화예수금)이 낮은 편이어서 수익성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통해 추산한 시중은행 예대율은 1분기 말 기준으로 100% 안팎이지만, 인터넷은행은 50∼70%대에 그친다.

뒤늦게 출발한 인터넷은행들은 일단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예·적금을 유치한 뒤 이를 토대로 대출을 늘리는 전략을 사용했다.

토스뱅크는 지난 2021년 출범 초기 연 2.00% 금리를 주는 입출금 통장을 내세워 고객을 끌어모으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당시 대출 총량 규제로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신 잔액이 급격히 불어나다 보니 정작 금리 인상기에 예·적금 금리를 적극적으로 높이지 못했다. 토스뱅크는 이번에 금리를 낮추진 않았지만 이미 인터넷은행 3사 중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런 사정이다 보니 현재 인터넷은행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는 시중은행과 큰 차이가 없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연 2.55%로,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과 같은 수준이다.

토스뱅크의 '먼저 이자받는 정기예금'은 금리가 연 2.50%로 우리은행(연 2.50%)과 같은 수준이고 KB국민·신한·하나(2.45%)보다는 0.05%p 높다.

ssu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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