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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광견병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관광지가 '적색구역'으로 지정됐다.
서울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잠복기가 일주일에서 1년 이상으로 다양하지만 평균적으로는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1~2개월이 지나면 발병한다. 머리에 가까운 부위에 물릴수록, 상처의 정도가 심할수록 증상이 더 빨리 나타난다. 초기에는 일반적 증상인 발열, 두통, 무기력, 식욕 저하, 구역, 구토, 마른 기침 등이 1~4일 동안 나타난다. 이 시기에 물린 부위에 저린 느낌이 들거나 저절로 씰룩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광견병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시기가 지나면 흥분, 불안이나 우울 증상이 나타나고, 음식이나 물을 보기만 해도 근육, 특히 목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고 침을 많이 흘리며, 얼굴에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목 부위에 경련이 발생하기도 한다. 환자의 80%가 물을 두려워하거나 안절부절못하는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병이 진행되면서 경련, 마비, 혼수상태에 이르게 되고 호흡근마비로 사망한다.
현지 보건당국은 이달 들어 발리의 여러 마을에서 각각 최소 개 1∼2마리가 광견병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는데,. 발리섬 일대에서 개 물림 사고가 잇따르자 바둥군 탄중브노아, 누사두아, 짐바란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에서도 대대적인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당국에서는 개가 사람을 문 사례는 마을당 1∼2건으로 많지 않지만, 유기견 수가 많아 광견병 확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바둥군뿐만 아니라 발리 서부 젬브라나군에서는 올해 1∼4월 1906건의 동물 물림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발리섬 전체로 보면 올해 1∼3월 8801건의 물림 사고가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졌다.
한편 이같은 광견병 확산에는 낮은 백신 접종률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발리 보건당국은 2008년부터 매년 백신 접종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실행률은 저조한 편이다. 일례로 발리 남부 중심지이자 최대 도시인 덴파사르에서는 지난 2월 기준 개 7만4000마리 가운데 단 2266마리(2.75%)만이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