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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구멍갈파래가 점령"…제주 신양섭지해수욕장 찾은 국정위

기사입력 2025-07-30 15:04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3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섭지해수욕장에 구멍갈파래가 잔뜩 유입돼 썩어가고 있다. 2025.7.30 jihopark@yna.co.kr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3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섭지해수욕장에 구멍갈파래가 잔뜩 유입돼 썩어가고 있다. 2025.7.30 jihopark@yna.co.kr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조승래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이 3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섭지해수욕장을 찾아 구멍갈파래 유입 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5.7.30 jihopark@yna.co.kr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조승래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이 3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섭지해수욕장을 찾아 구멍갈파래 유입 피해와 관련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2025.7.30 jihopark@yna.co.kr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조승래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이 3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섭지해수욕장을 찾아 구멍갈파래 유입 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5.7.30 jihopark@yna.co.kr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 현장 찾아 피해 주민들과 소통

피해 원인에 대해 주민들 방파제·양식장 지목…행정당국은 "복합적 이유"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백합, 코끼리조개 등 조개들이 걸을 때마다 발에 밟힐 정도로 많았던 물 맑고 깨끗한 전국 최고의 해수욕장이었지만, 지금은 구멍갈파래로 뒤덮여 우리도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옛날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바다 밑에 구멍갈파래가 고이면서 다 썩어서 이곳 해녀들은 15년 이상 어떤 작업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오분자기도 엄청 많고, 해산물이 엄청 풍부했던 곳이었지요"

3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신양섭지해수욕장은 노인회장과 고령의 해녀가 기억하는 예전의 모습을 잃은 지 오래된 모습이었다.

입구에서부터 퀴퀴한 썩는 냄새가 풍겨왔다. 백사장으로 들어가자, 말라 비틀어져 하얗게 변한 구멍갈파래들이 모래 위로 잔뜩 쌓여 있었다.

조금 더 바다 쪽으로 몇 걸음 나가니 이틀 전부터 쌓였다는 녹색의 구멍갈파래가 말라 발목 이상 높이로 쌓여 있었고, 역한 비린내가 섞인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파리 등 해충도 보였다.

바닷물에 발을 담궈보니 기대했던 파도의 하얀 포말 대신 모래와 반쯤 썩은 듯한 구멍갈파래가 뒤섞여 불쾌감을 주면서 밀려 들어왔다.

오전 10시부터 정오가 넘어서까지 단 1명의 피서객도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먼바다에서 파도를 즐기는 몇몇 서퍼들이 보일 뿐이었다. 그 흔한 파라솔 조차 하나 보이지 않았다.

해수욕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신양해수욕장의 구멍갈파래 유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지역 의견 수렴 프로그램이 이날 현장에서 열렸다.

조승래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 일행은 이날 오전 '버스로 찾아가는 모두의 광장'의 일환으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섭지해수욕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났다.

주민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주민들은 구멍갈파래 창궐의 원인으로 20여년 전 만들어진 방파제와 인근의 양식장 폐수 유입을 꼽았다.

이들은 방파제와 양식장이 들어서기 전엔 구멍갈파래 발생이 이토록 큰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성민 신양리 이장은 "파래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수 차례 지자체의 용역이 진행됐지만 양식장 배출수, 용천수, 기후변화 등의 복합적인 문제라고만 할 뿐 제대로 된 답이 나온 적이 없다"면서 "마을에서 수십년 째 사신 어른들은 하나같이 파래 발생 원인의 80%는 바닷물의 유속을 떨어뜨리는 방파제에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한 이장은 이어 "중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수거하는 대응은 더 이상 의미가 없고, 마을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도 반드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이곳의 파래 문제는 온난화와 그리고 용천수 유입 등 복합적 요인으로 발생하고 있어 수거 등 단기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면서도 바닷물의 흐름을 방파제가 막는 것이 파래 발생의 주원인일 것이라는 주민들의 입장과는 다소 거리를 뒀다.

도와 시는 국가 주도의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 수정계획에 새로 반영될 신양해수욕장지구 연안정비사업을 국가가 직접 시행해달라는 입장이다.

파래 피해의 원인 규명과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용역, 해양배출수 관련 정비사업, 연안침식 대응을 위한 모래 준설과 쌓기 등에 200억원 이상이 소요되므로 지자체가 아닌 국가가 시행해야 한다는 논리다.

조 대변인은 주민과 행정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은 뒤 구멍갈파래 발생 원인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에 상당 부분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그는 연안정비기본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구멍갈파래 피해 원인 규명을 위한 용역 등을 보다 종합적이고, 충실하게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아울러 조 대변인은 신양섭지해수욕장의 구멍갈파래 피해 문제 해결을 지구 온난화 시대의 새로운 연안관리의 시범사례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어떻겠냐고도 제안했다.

jihopar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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