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를 완전히 점령하기로 결심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 결심을 최근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에게 전하며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군 훈련소에서 신병들에게 "여전히 가자지구에서 적을 섬멸하고 인질을 석방해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 임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0개월간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이어오면서도 인질이 붙잡힌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에서는 생명 위협을 고려해 작전을 자제했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휴전, 인질 석방과 관련한 회의가 소집될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다음 단계'와 관련해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이스라엘 방문한 백악관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휴전) 합의 도달 시 모든 인질이 포함돼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향후 하마스가 휴전 협상에서 모든 생존 인질의 석방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이 군사작전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와이넷도 총리실 관계자들을 인용해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마스에 대한 강공을 개시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완전 점령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와이넷은 이 같은 분위기가 하마스를 압박하는 일종의 협상 전략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자미르 참모총장은 이날 저녁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한 선택지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자미르 참모총장은 가자지구 완전 점령 작전이 생존 인질들의 생사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각료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충돌하는 모습이다.
내각 내 강경파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점령과 단호한 행동에 대한 결정이 내려진다면 참모총장은 정치권의 지시를 전적으로 따를 것임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경계에 설치한 완충지대를 찾아 "하마스를 격파하고 인질들을 귀환시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전쟁의 주요 목표"라며 "정치 지도부가 필요한 결정을 내리면 군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중론자인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은 엑스에서 "참모총장은 자신의 전문적인 견해를 정치권에 분명하게 표현해야 한다"며 "군이 정부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자미르 참모총장을 옹호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중재국을 통해 논의하던 '60일 휴전안'과 관련해 지난달 24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병력 철수 범위 확대,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한 구호품 배급 방식 철회 등을 역제안하며 협상이 교착에 빠졌다.
하마스는 최근 협상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가자지구에 하루 최소 250대의 구호품 트럭이 반입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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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