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바다로 상징되는 해양 관광 도시 전남 여수가 식당, 숙박업소의 서비스 불량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세계 섬박람회를 1년여 앞두고 온오프라인에서 퍼져가는 불친절, 위생 논란에 당혹한 여수시는 뒤늦게 점검·관리 강화에 나섰다.
객실에 있는 수건으로 아이를 닦아주고 보니 '걸레'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는 이용자의 경험담이 담긴 게시물에는 이 호텔이나 여수에 대한 불만족 사례를 공유하는 댓글도 잇따랐다.
이에 앞서 여수는 맛집을 소개하려는 유튜버가 홀로 식사하는 사이 "빨리 먹으라"고 면박한 유명 식당의 영상으로 전국적으로 주목받았다.
이석주 여수시의회 의원은 본회의에서 "불친절 식당은 여수 관광과 행정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경고"라며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많은 시민이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인 점"이라고 진단해 공감을 얻었다.
지난 3일에는 관광객이 몰리는 이순신 광장 일대 200여 세대에서 물이 끊기기도 했다.
단수는 3시간여만에 대부분 복구됐지만, 일부 게스트하우스에서는 하루 종일 물이 나오지 않아 불편이 컸다.
잇단 이미지 훼손 사례에 온라인에서는 "여수는 거른다"는 식의 반응까지 등장했다.
특히 내년 9월 여수 세계 섬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기대해온 지역 사회의 우려는 커졌다.
여수산단에 근무하는 한 시민은 "부담 없이 먹었던 관광지 주변 음식 가격이 올라도 관광이 살아야 지역 경제가 산다는 생각으로 받아들였다"며 "그렇게 쌓아 올린 공든 탑이 식당 종사자의 말 한마디, 숙박업소의 걸레 하나로 무너지기 전에 전체적인 자정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여수시는 가격, 위생, 손님 응대 등 분야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돌산읍, 봉산동, 화양면, 소라면 등 권역별로 숙박업소를 방문해 요금 등 실태를 파악하고 불친절 민원 업소는 단계별로 평가해 점검 횟수 등을 늘릴 방침이다.
숙박 요금 사전 신고제에 참여한 144개 업소에는 요금표를 만들어 입구에 부착하도록 했으며 하반기에는 '혼밥 가능' 식당도 지정할 예정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시민 평가단, 소비자 감시원 등의 활동을 확대하고 공무원들과 업소 간 매칭으로 전담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불시 점검을 강화해 '눈에 보이는' 관리·감독을 하고, 관광 서비스 전체의 개선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