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육사가 굵은 물줄기를 쏘아대자 두 코끼리는 기다렸다는 듯 코를 높이 들고 맞받았다.
시원한 물줄기를 온몸에 끼얹으며 털썩 주저앉아 흙탕물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목욕을 마친 모녀는 곧장 얼음 간식으로 발길을 옮겨 꽝꽝 언 수박과 과일이 담긴 특제 간식을 긴 코로 능숙하게 집어 들었다.
단단한 수박은 발로 내리치자마자 와르르 깨졌고, 큼지막한 조각을 단숨에 입안으로 쏙 넣는 모습에 관람객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원숭이 사육장 안에서도 얼음과일을 두고 분주한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갈색꼬리감기원숭이와 알락꼬리여우원숭이들이 매달린 얼음덩어리 주변을 맴돌며 탐색을 시작했다.
얼음 속에는 청포도, 토마토 같은 제철 과일이 들어 있었다.
원숭이들은 혀를 내밀어 맛을 보거나 작은 손으로 이리저리 만져보며 얼음 속 상큼한 과일을 하나씩 꺼내 먹었다.
사막의 동물인 낙타라고 해도 한반도의 무더위를 피해 갈 순 없었다.
사육사의 시원한 물세례를 받으며 무더위를 식히던 낙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얌전히 서서 물줄기를 맞았다.
등과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물줄기 사이로 물방울이 튀었고 낙타는 더위가 잠시 물러난 듯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곰 사육장에서는 양동이째 얼려진 과일 얼음이 등장하자 곰들이 앞발로 얼음을 쾅쾅 내리치며 부수고, 혀로 핥고, 앞발로 껴안으며 체온을 낮췄다.
우치동물원은 장기간 이어지는 무더위에 대비해 동물별 특성에 맞춘 영양제 및 특별식 제공하는 등 다양한 여름나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성창민 우치공원관리사무소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동물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전국 동물원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i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