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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국으로부터 39%의 상호관세율을 부과받은 스위스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스위스 정치권에서는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내세워 관세 문제를 타개해보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을 등판시키려는 '창의적인' 전략은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 겸 재무장관과 기 파르믈랭 경제장관이 상호관세율을 낮춰보려고 미국을 찾아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온 이후 더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스위스국민당(SVP) 소속 롤랜드 리노 뷔첼 연방의원은 FT에 인판티노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공식적인 협의 창구가 될 수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상황이 좋지 않다. 더 나은 협상을 성사하지 못할 경우 영향을 받을 수천개의 일자리와 국가의 이익을 위해 더 나은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인판티노가 협상을 성사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인판티노 회장을 '나의 친구'라고 부르며, "승자",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찬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달 미국 뉴저지주에서 열린 FIFA 클럽월드컵 결승전을 비롯해 여러 국제 행사에서 함께 모습을 드러냈고,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후 워싱턴DC를 10차례나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FIFA 뉴욕 사무소도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로 이전했다.
뷔첼 연방의원은 앞서 스위스 체육부 장관 등을 지내면서 인판티노 회장과 오랫동안 인연을 맺은 파르믈랭 현 경제장관이 부탁한다면 인판티노 회장도 거절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교관을 지낸 토마스 보러도 최근 언론을 통해 인판티노 회장을 활용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시간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나쁜 아이디어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켈러주터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스위스에 대해 이달 7일부터 39%의 상호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이 4월에 제시한 31%보다 8%포인트 높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켈러주터 대통령이 통화에서 연간 400억달러(약 55조원) 수준인 대미 상품수지 흑자를 해소할 조치를 내놓지 않자 격노 끝에 상호관세율을 전격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켈러주터 대통령은 전날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협상을 담당하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나지 못한 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45분간 회담했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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