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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만날 전화하던 남편 소식 끊어진 지 사십년입니다. 남편 없이 이렇게 지내는 것 너무나 힘듭니다. 장관 계실 때 납북자 생사 확인이라도 좀 해주세요."
정 장관은 이날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과 김씨 등 이사진을 면담하고 이들의 요청을 청취했다.
자신의 발언 차례에 남편의 생사 확인을 부탁하던 김씨는 갑자기 장관 앞에 무릎을 꿇으며 "이렇게 무릎 꿇고 말씀드립니다. 좀 도와주세요"라며 흐느꼈다.
김씨의 호소를 듣던 다른 납북자 가족과 귀환 국군포로도 눈시울을 붉혀 장관실은 이내 눈물바다로 변했다.
정 장관은 김 씨를 다독이며 "이념과 체제가 뭐길래 인륜, 천륜을 끊어놓고…. 비극적인 상황이 이 땅에서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위로했다.
그는 "지금 전 세계에서 이런 고통을 겪는 나라는 없다"며 "납북자 가족의 애끓는 인간적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대화의 끈 이어지고 대화의 문이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성룡 이사장은 "우리 가족들의 (생사 확인) 문제는 이념 문제가 아니고 천륜의 문제"라며 "천륜보다 앞설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선언한 최 이사장은 "북한을 자극하는 것은 절대로 안 하겠다고 장관 앞에서 약속한다"며 "단, 이 천륜의 문제를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이 비공식으로라도 장소를 만들고 비밀리에라도 만남이 추진되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정 장관은 최 이사장에게 "새 정부 방향에 협조해주셔서 남북관계 모색에 큰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말씀하신 기원을 담아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고,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에 진전이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tre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