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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하루에 수십 번 원치 않는 오르가슴을 경험하는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중국 베이징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제6병원 의료진은 '생식기 지속 흥분장애(persistent genital arousal disorder, 이하 PGAD)'를 앓고 있는 20세 여성의 사례를 국제 학술지 'AME Case Reports'에 게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환자는 14세부터 복부에 '전기적' 감각과 함께 오르가슴과 유사한 골반 수축을 경험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5년간 성적 자극 없이도 하루에도 수십 차례 오르가슴을 겪는 증상이 지속됐다.
이로 인해 그녀는 학교나 직장 생활은 물론, 인간관계 유지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초기에는 타인이 자신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믿는 등 이상한 사고를 보이며 정신병적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항경련제와 정신과 약물 등 다양한 치료가 시도됐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고, 그녀는 외부 자극이 오르가슴을 유발한다고 믿게 됐다.
병원을 찾았을 당시에는 증상이 심각해져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는 도중에도 오르가슴이 발생할 정도였다.
신경과 전문의들은 뇌파 검사(EEG)와 신체검사를 통해 PGAD로 최종 진단했다.
수 주간의 치료 후 그녀는 다시 사회생활과 직장에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지만,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PGAD는 2001년 처음으로 의학적으로 보고된 희귀 질환으로, 여성의 약 1%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부끄러움으로 인해 치료를 받는 사례는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으로는 신경 이상, 혈류 문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같은 항우울제 복용 등이 있으며, 도파민 불균형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