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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고립이 노년기 치매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진 가운데, 청소년기 뇌 기능 발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게재된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이정희 교수, 생리의학교실 정성권 교수와 한국뇌연구원 이태관 책임연구원의 연구 결과다.
연구 결과, 자극과 사회적 교류가 풍부한 환경에서 자란 생쥐는 고차원적 시각 및 촉각 처리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경계가 적절한 운동 반응을 실현하기 위해 감각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감각-운동 통합'(sensorimotor integration) 기능도 강화됐다. 반면 사회적 고립 환경에 사육된 생쥐는 뇌 전체의 기능적 연결이 저하됐고, 특히 후각 영역에서 자극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서 냄새를 맡는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청소년 및 청년기에 경험하는 생활 환경이 뇌의 통합적 감각 기능 및 신경망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봤다. 사회적 교류는 뇌 기능을 향상하지만, 사회적 고립은 뇌의 감각 처리 신경망에 손상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 고립이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 고독과 고립이 인지감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바 있다.
앞서 일본 연구팀은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 접촉이 거의 없는 노인들은 사회적 접촉이 잦은 사람들보다 전반적인 뇌 부피와 치매 영향을 받는 뇌 부위 크기가 많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농촌 노인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 연구에서도 객관적 사회적 고립은 초기 노인, 주관적 사회적 고립은 후기 노인에게서 치매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거론된 바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