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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중 조종사 사망하거나 쓰러지면?

기사입력 2025-08-21 15:07


비행 중 조종사 사망하거나 쓰러지면?
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항공기의 조종사가 비행 중 갑작스럽게 사망하거나 조종 불능 상태가 되면 어떻게 될까?

상업용 항공기 조종사는 수백 명의 승객이나 화물을 태운 비행기를 운항하는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이지만, 인간인 이상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부상, 심지어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터키항공 소속 조종사가 비행 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2024년 10월 터키항공 소속 일체힌 펠리반(59) 기장은 미국 시애틀에서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향하던 에어버스 A350 기내에서 쓰러진 뒤 숨졌다. 이로 인해 해당 항공기는 뉴욕에 긴급 착륙했다.

펠리반 기장은 2007년부터 터키항공에서 근무해 왔고 같은 해 3월 건강검진을 통과한 상태였다. 당시 특별한 건강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은 극히 드물지만, 비상사태에 대비해 항공 업계는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두고 있다.

대부분의 상업용 항공기는 최소 2명의 조종사가 탑승해 운항을 책임진다. 기장(Captain)과 부기장(First Officer)은 서로의 역할을 보완하며, 한 명이 갑작스럽게 조종 불능 상태에 빠질 경우 다른 조종사가 즉시 비행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훈련받는다.

또한 조종사는 비행 전 엄격한 건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국제 기준에 따라 상업 조종사 자격을 유지하려면 '1종 의료 적합 증명'을 보유해야 하며, 시력·청력·심혈관계·혈액검사 등 다양한 검진을 거친다. 나이에 따라 유효기간은 최대 12개월이며,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하고 약물 남용이나 음주가 엄격히 금지된다.


아울러 항공 의료 심사관은 조종사의 정신 건강 상태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일부 항공사에서는 탑승 전 조종사의 ▲질병 ▲약물 ▲스트레스 ▲음주 ▲피로 ▲감정 등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한 항목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비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한다.

비행 중 조종사가 의식을 잃거나 건강 이상을 겪으면, 부기장이 즉시 조종을 맡아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인근 공항으로 회항 절차를 진행한다.

승무원들은 응급 처치와 심폐소생술(CPR)을 포함한 기본 의료 훈련을 받았으며, 필요할 경우 항공사 의료 지원망을 통해 외부 의료진과 연결한다. 종종 기내 탑승 중인 의료인 승객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조종사 건강 이상은 극히 드문 사례지만, 항공사와 승무원들이 철저히 준비된 절차를 통해 승객의 안전은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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