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빈곤은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 전체 범죄 피의자 중 60대 이상 비중이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특히 살인·절도에서 60대 이상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절반 가까이가 무직이었고, 상당수는 초범이었다. 범죄 전력이 없던 고령자들이 생계 압박과 사회적 고립 속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기대했던 안정적 노후와 현실 간 격차, 가족 해체와 사회적 단절을 겪으면서 파생된 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노인 우울증과 사회적 고립감, 만성질환에 따른 의료비 부담이 경제적 압박을 가중시키면서 일부 고령자들을 절망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한국 사회가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60대 이상을 '잉여 인간'으로 인식하는데 있다. 평균 기대수명은 83세, 건강수명도 크게 늘었지만, 기업은 50대 후반이면 공공연하게 퇴직을 종용하는 실정이다. 60세를 넘는 순간에는 사회적으로 노인 취급을 받게 된다. 결국 국민연금 공백기에 무연금 상태로 퇴직금 등으로 근근이 살아가거나, 최저임금 수준의 단순 노동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60대의 신체적·정신적 역량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노년은 이제 더 이상 은퇴와 동의어가 아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