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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K관광] ② 갓 쓰고 "코리안 카우보이 햇"…한국에 빠진 외국인들

기사입력 2025-08-31 08:23

[촬영 강애란]
[한국관광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촬영 강애란]
[촬영 강애란]

"코리안 카우보이 햇!"(한국의 카우보이 모자!)

지난 27일 서울 경복궁 인근 한복대여점 골목에서 만난 캐나다인 코디는 머리에 쓴 '갓'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갓은 한국을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에 등장하는 남자 아이돌 '사자 보이스' 의상 소품 중 하나다. 외국인에게는 낯설 수밖에 없는 소품이지만, 코디는 캐나다 현지에서도 케데헌을 보고 갓을 아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한국관광공사도 이런 반응을 고려해 최근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K 기념품으로 갓을 모티브로 한 '이리 오너라 갓 풍경', '조선의 멋, 갓잔'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실제 한 한복대여점 직원은 "한 달 전부터 사자 보이스의 갓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며 "날이 너무 더워 손님이 좀 줄긴 했지만 케데헌 효과가 있긴 있었다"고 전했다.

케데헌 공개 이후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에서의 구글 트렌드 검색 관심도를 보면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케데헌 연관 검색어의 52.4%를 보면 한국의 특정 장소로 북촌(11.8%), 낙산공원(9.6%), 올림픽주경기장(9.6%) 등 실제 배경지에 대한 검색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독일에서 남편 맥스와 여행을 온 안 카트린은 "항공권을 예약한 이후에 케데헌이 나왔는데 한국 여행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며 "둘러본 곳 중에는 (케데헌에도 나온) 반포대교 무지개 분수가 가장 환상적이었다"고 감탄했다.

이들은 한국의 전통의상인 한복에도 관심을 보였다. 안 카트린은 남편이 입은 용이 그려진 한복을 가리키며 "왕의 옷"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 덕분인지 경복궁 돌담길에서는 전문사진사를 대동해 한복 입은 사진을 찍는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복, 고궁 등 전통문화뿐만 아니라 한국 음식, 놀이문화 등 일상 체험도 흥미로워했다.

갓을 쓰고 북촌 골목을 돌아다니던 코디는 "목욕탕(찜질방)에 갔는데 단순히 목욕을 할 수 있는 탕만 있는 게 아니라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도 있고, 잠도 잘 수 있는 구역도 있어 신기했다"며 한국 여행의 매력 중 하나로 찜질방을 꼽았다.

프랑스 출신의 마리본은 "딸이 2년째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어 처음 여행을 오게 됐는데 비빔밥과 김밥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불닭볶음면'을 먹어봤냐고 묻자 "한국에 오기 전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매워서 먹진 못한다"며 웃었다.

지난 28일 서울의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에서는 한글로 '엄마'라고 크게 쓰인 모자를 쓴 외국인 관광객도 보였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온 듯해 보였다.

이날 만난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여행을 오게 된 이유 중 하나로 K팝, K드라마 등을 꼽았다.

한국을 포함해 5개 국가를 한 달간 여행 중이라는 영국 출신의 리처드는 "한국을 고른 이유 중 하나는 K팝이었다"며 "가수 현아를 좋아하는데 직장에서 동료가 듣고 있던 음악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리차드와 함께 여행을 온 친구도 한국 가수를 안다며 블랙핑크 로제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부른 '아파트'를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K 콘텐츠에 대한 호감은 반짝하고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독일에서 여름휴가를 왔다는 아니카는 한국으로 여행을 왜 왔냐고 묻자 "K드라마 때문"이라고 말하며 2009년 방영한 '꽃보다 남자'를 보고 한국에 대한 호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드라마를 본 이후 한 번은 한국에 와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aera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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