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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육청, 지자체와 협력해 계속 지원
경기도 성남시에서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평대초등학교로 전학 온 5학년 강세현 학생은 2학교 등교 첫날인 1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전 학교에는 학생 수가 너무 많아 체험활동을 많이 못 했지만, 여기는 학생이 적어서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에서 온 3학년 오세은 양은 "제주 바다와 오름이 너무 아름다워서 좋고, 학생 수가 별로 없어서 친구들이랑 얘기할 시간이 많아서 좋다"며 "서울 학교 단짝 친구랑 헤어지게 돼 좀 걱정됐지만 여기서 친구들이랑 재미있는 추억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1·2·3·5학년 4남매를 전학시킨 최주영·서한결 부부는 "내려와서 1주일 동안 아이들과 함께 매일 바다에 가서 스노클링하며 물고기도 보고 게도 잡으면서 제주 적응 훈련을 마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제주에 여행을 오면 너무 좋아하기도 했고, 서울에는 없는 원어민과 함께하는 영어 프로그램이 많아서 이곳 평대초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6개월 휴직을 했다는 최주영 씨는 "제주에서 준비한 농어촌유학 프로그램이 굉장히 좋고 유익해서 아이들이 좋아하고 잘 적응하면 6개월 시범사업 이후에도 더 살아보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대초는 제주도교육청이 올해 2학기부터 처음 실시한 농어촌유학 시범사업 학교다.
이 학교에는 이번에 6가구 12명의 학생이 전입했다. 서울에서 5가구 10명, 경기도에서 1가구 2명이다. 전입 학생의 동생 1명은 병설유치원으로 전입해 유치원생도 1명 늘었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과 고길철 평대초 교장은 2학기 첫날인 이날 아침 8시 30분부터 교문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과 일일이 하이 파이브를 하며 반갑게 맞았다.
9시가 되자 체육관에서 유치원생 13명과 1∼6학년 학생 73명, 교사,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학식이 진행됐다.
교장과 교육감의 간단한 인사말이 끝나자 학생들은 모두 교실로 들어갔고, 수업이 시작됐다.
제주 농어촌유학은 소규모 학교의 적정 학생 수 유지와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다른 지방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일정 기간 농어촌 학교로 전학해 교육받고 농어촌 생활을 체험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제주도교육청은 올해 2학기 시범 운영을 하고 나서 내년부터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학생의 정서 안정과 발달을 고려해 '가족체류형' 모델로 추진하며, 가구당 월 30만원(자녀 1인당 10만원 추가 지원)의 주거비를 지원한다.
서울에서 이주한 가족에게는 서울시교육청이 제주도교육청과 동일한 기준으로 유학 경비를 추가 지원한다.
지난 6∼8월 제주 농어촌유학 모집에는 7개 시·도에서 92가구 136명이 신청했다. 최종 31가구 49명이 8개 초등학교에 배정됐다.
학교별 전학생 수는 제주시 귀덕초 4가구 6명, 송당초 3가구 5명, 하도초 2가구 4명, 서귀포시 성읍초 6가구 8명, 신례초, 2가구 2명, 창천초 4가구 5명, 흥산초 4가구 7명이다.
이번 사업은 읍·면 지역의 작은 학교 살리기가 실제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흥산초는 지난 3월 신입생이 1명에 불과했으나 2학기에 4명의 학년 유학생이 전학하면서 내년도 복식학급 편성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농어촌유학 홍보를 통해 지역 작은 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올해 유학생을 받은 8교 중 6교에 16명의 일반 전학생이 들어왔다.
평대초·성읍초·흥산초 병설유치원에는 유학생들의 동생 4명이 전입하기도 했다.
김광수 교육감은 "농어촌유학 사업을 통해 소규모 학교의 학생 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교육 여건을 개선할 수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유학생 가족이 생활할 수 있는 여건과 지역 연계 교육 과정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khc@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