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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맞아 가족·친구·연인과 가볼 만한 제주의 오름과 숲을 추천한다.
◇ '억새 물결 출렁' 가을에 더 빛나는 오름
제주의 오름은 가을 유독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빛깔로 변하는 억새는 걷는 걸음마다 새로운 감동을 준다.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은 오름 전체가 춤을 추듯 나풀거리는 억새에 더해 높아진 가을 하늘을 감상하기 좋다.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 아래 홀로 솟은 새별오름은 '가을' 그 자체다.
가파른 경사를 올라 해발 500m가 조금 넘는 새별오름 정상에 다다르면 탁 트인 제주도 서부지역 풍광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일몰과 일출 시간대 빛에 따라 붉게 물드는 억새도 볼거리 중 하나다.
'가을 오름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가진 서귀포시 표선면 따라비오름도 완연한 가을에 접어들면 억새로 장관을 이룬다. 오름 입구에서부터 펼쳐진 억새 군락은 정상부까지 이어져 억새의 바다를 이룬다.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과 오름 군락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멋진 광경도 볼 수 있다.
제주시 구좌읍 용눈이오름도 제주의 가을을 만끽하기 제격인 곳이다. 억새 사이를 따라 걷다 정상 분화구에 도착하면 다랑쉬오름 등 제주 동부의 오름 군락과 함께 멀리 성산일출봉, 우도와 바다까지 조망할 수 있다.
밤 시간대 가벼운 외투 하나 챙겨 오름을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밤이 되면 제주의 오름은 또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반짝이는 별들과 고요한 오름, 선선한 바람은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 숲길 걸으며 지친 몸과 마음 치유
제주에서 가을철 걷기 좋은 곳으로는 명품 숲길도 빼놓을 수 없다.
서귀포시 남원읍 '머체왓숲길'은 돌무더기 사이에 뿌리를 내린 다양한 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신비로운 숲이다.
'머체왓'은 '돌무더기와 나무가 한껏 우거진 밭'이란 뜻의 제주어로 '머체'는 돌이 쌓이고 잡목이 우거진 곳을 뜻하고, '왓'은 밭을 의미한다.
원래 이곳은 소와 말을 방목해 키우던 마을공동목장으로, 한때 골프장으로 개발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목장을 지켜냈고, 활용방안을 고민한 끝에 2012년 머체왓숲길을 만들어 도민과 관광객에게 선보였다.
가장 대표적인 코스는 머체왓숲길 코스(6.7㎞)와 소롱콧길 코스(6.3㎞)로 피톤치드를 발산하는 편백나무를 따라 걸으며 그동안 지쳤던 심신을 치유하기에 좋다.
서귀포시 호근동 '서귀포 치유의 숲'은 난대림과 온대림, 한대림의 다양한 식생이 골고루 분포한다. 평균 수령 60년 이상 된 편백나무와 삼나무숲, 빽빽이 들어선 동백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서귀포 치유의 숲은 야자수 껍질을 엮어 만든 매트와 관광 약자를 위한 코스인 '노고록 무장애 나눔길'도 있어 누구나 마음껏 거닐 수 있는 '열린 관광지'이기도 하다.
특히 숲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진행돼 지쳐 있던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데 좋다.
반려견과 함께 걸으며 자연의 기온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산양큰엉곶'을 추천한다.
독특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산양큰엉곶은 덤불과 암석이 불규칙하게 뒤섞인 숲이다. 크게 달구지길과 숲길 두 가지 탐방코스로 나뉘며 달구지길은 휠체어와 유모차로도 편하게 거닐 수 있다.
달구지길은 마녀의 집과 공주의 집, 난쟁이 집 등 동화 속 마을을 연상시키는 포토존이 곳곳에 자리해 사진 찍기에도 좋다.
숲길 탐방로는 원시림 코스로 제주 특유의 다양한 식생과 독특한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다.
단, 반려견 동반 시 목줄 착용과 배변 봉투 지참은 필수다.
dragon.m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