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스라엘 외무 "하마스 무장해제돼야…합의 2단계 이행에 협력"

기사입력 2025-10-16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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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마스, 시신 반환 관련 합의 어겼지만…'트럼프 계획' 포기 않겠다"

"트럼프, 하마스 유보적 반응 긍정적으로 읽고 기회 창출…현명한 방식"

"韓 '팔 승인' 않은 것, 美계획 성공에 도움…김아현씨 조기석방 韓대통령 노력"

(텔아비브=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향해 무장해제와 사망한 인질 시신 인도 등 휴전 합의 사항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사르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어제(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해야 한다고 분명히 했으며, 이 합의가 상호주의적이며 조건부라는 것도 분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0일 휴전이 발효된 이후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이스라엘 인질 시신 28구 중 이날 오후까지 8구만 송환한 것을 두고 "그들이 시신 반환과 관련해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하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우리는 이런 점들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동시에 '트럼프 계획'의 모든 부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2단계 합의 이행에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휴전을 맞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을 현장 취재 중인 연합뉴스는 이날 사르 장관과 약 30분에 걸쳐 전화로 인터뷰했다.

사르 장관은 야당 새로운희망 소속으로 이스라엘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전쟁이 한창이던 작년 11월 국방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이스라엘 카츠의 후임으로 임명돼 현재까지 외무부를 이끌고 있다.

애초 사르 장관은 현 여당 리쿠르당 소속으로 크네세트(의회) 원내에 입성했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과거 집권기에 교육장관, 내무장관 등을 맡아 정치적으로 성장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개의 나라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에 반대하는 우익 강경파로 분류된다.

사르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합의를 끌어내 이스라엘 시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 것에 대해 "그는 이스라엘에서 항상 인기가 높았고, 첫 임기 때부터 항상 이스라엘의 좋은 친구였다"고 평가하며 최근 협상 과정의 일화를 연합뉴스에 소개했다.

약 2주쯤 전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 구상에 내놓은 '최종 답변'에 몇가지 유보적인 내용이 포함된 것을 보고 사르 장관 자신은 "긍정적인 답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긍정적 반응으로 보고 거기에서부터 시작했는데, 이는 매우 현명한 협상 방식이었다"며 "때로 기회를 활용하기도 기회를 만들기도 하는데 독특한 방식이었고, 또 정치적인 것들이 그를 성공으로 이끈다"고 말했다.

사르 장관은 지난달 유엔총회를 계기로 여러 나라가 팔레스타인을 주권국가로 승인한 것과 관련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말처럼 이는 '가상의 국가'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한국이 이를 승인하지 않은 것이 매우 현명하다는 생각"이라며 "이는 미국의 계획이 성공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23일 한국의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한국은 두 국가 해법 실현에 진정으로 도움이 될 시점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결과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한 바 있다.

사르 장관은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선박에 탔던 한국인 김아현씨가 지난 8일 이스라엘 당국에 나포됐다가 이틀 만인 10일 자진추방 형식으로 출국되는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인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추방 과정에서) 국제·국내법을 준수했고, 한국처럼 자국민을 걱정하는 모든 정부를 존중하며 모든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역설했다.

사르 장관은 이같은 구호선단이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고 정통성을 박탈하기 위한 선전과 홍보용"이라고 비난하며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는 합법적으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d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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