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경찰에 피살된 고 지익주씨 마지막 추모식 거행

기사입력 2025-10-18 16:50

[필리핀 한인총연합회 제공]
[필리핀 한인총연합회 제공]
[필리핀 한인총연합회 제공]

지난 2015년 필리핀 경찰에 의해 무참히 피살된 고(故) 지익주 씨를 기리는 제9회 추모식이 18일 오전 필리핀 케손 경찰청(CADI)에서 거행됐다.

유족과 한인사회, 교민 목회자, 주 필리핀 한국 대사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추모식에서 부인 최경진 여사는 "10년이 지났지만, 진실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두테르테 정권 아래 자행된 공권력 살인 사건의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행사는 정재식 목사(주필리핀한국선교협의회 부사무총장)의 사회로 시작돼 이성훈 클락새생명교회 목사의 기도로 진행됐다.

이어 김태현 목사(주필리핀한국선교협의회 부회장)가 '슬픔의 눈물을 값진 눈물로'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추모사는 윤만영 필리핀 한인총연합회장을 대신해 조종환 한인총연합회 안전위원장이 대독했다.

윤 회장은 추모사에서 "비록 개인적인 사고였지만 필리핀 동포사회에 큰 울림이 있었고, 그로 인해 동포사회에서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많이 가졌으며, 크게는 한국과 필리핀 정부 간 치안 협력이 격상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최경진 여사는 인사말에서 흐느끼는 목소리로 지난 10년간의 고통을 토로했다. 그는 "남편을 떠나보낸 지 10년이 되었지만 그날의 충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두테르테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빌미로 공권력을 남용해 대한민국 국민을 살해한 사건"이라며 "그러나 진실규명도, 배상도,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현 필리핀 봉봉 마르코스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고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달라. 이제는 국가가 응답해야 한다"며 한국과 필리핀 정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주범 중 한 명인 전 필리핀 경찰관 '둠라오'가 여전히 도주 중이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는 "대사관의 노력으로 둠라오에 무기징역 판결과 함께 현상금 200만 페소가 공표됐지만 아직 검거되지 못했다"면서 "우리 동포들이 힘을 모아 SNS 등을 통해 추적에 협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최 여사는 이날을 마지막 공식 추모식으로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누구나 추모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기 위해 케손 경찰청 내 추모비 설치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phyeonsoo@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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