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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때론 침묵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는 분에 못 이긴 듯 각종 루트를 통해 떠난 팀을 향해 돌을 던졌다. 절체절명의 울산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지만 논란은 논란만 낳을 뿐이다. 이유야 어떻든 어느 감독이 전장에 나서면서 골프채를 원정 버스에 실을까? 선수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칼자루는 감독이 쥐고 있다. 소위 말해 '갑'이다. 그것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지도자 자격이 없다.
더구나 신 감독은 1, 2년차가 아니다. 감독이란 타이틀을 단 지 17년가까이 됐다. 울산의 베테랑들은 대부분 그가 올림픽대표팀과 A대표팀을 지휘할 때 함께했던 제자들이다. 그의 '릴레이 폭탄 인터뷰'는 '누워서 침 뱉기'였다. 뒤늦게 SNS를 통해 팬들에게 올린 '사과의 글'은 감동도, 미련도, 연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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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라운드가 더 남았다. 9위는 잔류 마지노선이다. 생존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수원FC가 여전히 사정권에 있다. 7위 FC안양과 8위 광주의 승점은 나란히 승점 42점이다. 미래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청용의 골 세리머니가 화제다. 울산은 전반 20분 루빅손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이청용은 후반 10분 교체투입됐고, 후반 추가시간인 57분 페널티킥으로 쐐기골을 작렬시켰다. 그는 골을 터트린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한 후 관중석을 향해 골프 스윙을 하고는 공의 궤적을 바라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가 끝나고도 다시 한번 이 같은 '뒷풀이'를 했다.
신 감독을 향한 '무언의 시위'인 듯 보인다. 울산은 신 감독의 저격에도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선수들도 입이 있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말할 때가 아니라고 한다.
이청용은 "굉장히 중요한 경기에서 팀이 모두 하나가 돼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일주일 동안 잘 준비했다. 준비한 결과가 오늘 이렇게 나온 것 같아서 모두가 기뻐하고 있다"면서도 "우리 팀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누가 더 진실된지는 나중에 알게될 것이다. 우리는 이 팀에 남아있는 선수다. 남은 경기들이 있기 때문에 부끄러운 목표를 달성한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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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주장' 조현우도 "나도 똑같은 생각이다. 여기 남아 있는 선수들이 해야 될 것들이 있다.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시즌 끝나고 더 할 수 있는 말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남은 자들은 입을 닫은 채 후폭풍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현대가 라이벌' 전북은 울산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4년 만의 K리그1 정상에 섰다. 2025년 10월 18일, K리그의 오늘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