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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 제조사, 학습지 기업.
기업 분류만 놓고 겉으로 보면 전통 업종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인공지능(AI)을 장착한 '테크 중심'으로 변신 중인 기업들이 있다. 대동, 웅진 얘기다.
대동은 지난달 25일 네이버클라우드와 농업 AI 에이전트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AI 콜'로 취합한 영농일지 데이터와 정부 농업 데이터를 토대로 AI 기반 농작업 처방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대동은 이미 자율주행 트랙터와 수확 로봇 등을 개발하고, AI를 기반으로 병해충 진단·농작업 경로 시스템 구축 등 전통 산업인 농업에 AI를 접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논밭이나 과수원과 같이 정형화되지 않은 야외 환경에서 농기계나 로봇이 스스로 주행 경로를 설정해 작업하는 자율주행 트랙터도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수확량 모니터링과 3단계 자율작업 기능을 탑재한 콤바인 'DH6135-A'도 지난 8월 출시했다.
대동은 이를 기반으로 수확량 맵(지도)에 연도별 비교 기능을 추가해 농경지별로 시비(비료 살포), 방제(약제 살포), 토양 개량 등의 농작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다.
대동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농기계 전문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단순히 농기계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전통적 기업이 아니다"라며 "테슬라가 자동차에 컴퓨터를 결합해 혁신했듯이, 미래 농업을 위해 농슬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쏘카, '모빌리티 데이터' 기업으로 변모 시도
렌터카 회사의 주 수익원은 시간과 일 단위의 차량 대여료로 이뤄진다. 렌터카를 확보하고 있다가 찾아오는 고객에게 빌려주기 때문에 차량 구매비나, 유지비, 감가상각의 부담이 커 수익성이 낮은 구조다.
쏘카는 데이터 기반으로 수요 지역과 시간대를 예측해 차량 운영 효율의 극대화를 추진 중이다.
쏘카는 수만 건의 이용 데이터를 토대로 AI 기반 알고리즘으로 사용자의 수요를 실시간으로 파악, 차량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최적의 가격을 제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지역과 시간, 차종 등 다양한 카테고리별 수요를 분석해 전국 쏘카존에 차량을 배치하고 이용자 맞춤형 가격을 제안한다.
쏘카는 또 차의 오염도 수준을 판별하는 AI 딥러닝 기술로 2만대 이상의 차량 세차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회원이 차량 이용 전후 촬영해 앱에 입력한 사진을 AI 딥러닝에 활용해 차량 상태를 오염도에 따라 단계별로 구분하고 세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쏘카는 지난 3월 현대자동차그룹의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운영체제인 '플레오스'와 연동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양측의 서비스가 연결되면 드라이빙 모드와 시트 포지션, 냉·난방 공조, 주행 옵션 등 개인 설정값이 자동으로 적용되고 실시간 차량 모니터링, 상황별 맞춤형 추천 기능 등이 제공돼 자신의 차처럼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쏘카 측은 설명했다.
앞으로 보험사와 지방자치단체, 교통공단, 완성 차업체 등에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교통량 분석·도로 안전지도 작성·사고다발구역 예측 등도 추진할 수 있는 사업 분야다.
차를 빌려주고 돈을 버는 구조에서 이제는 차에서 나오는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웅진 "500억건 학습 데이터 기반한 학습 플랫폼"
웅진은 AI 기술을 적용해 교과 진도, 학습 성과, 아이의 이해도에 따라 적합한 레벨과 커리큘럼을 제시해 개인화된 학습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40년 동안 교육 기업으로서 축적한 500억건의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달에 '웅진스마트올'을 6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편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개인에 최적화된 문항과 학습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학습자 개인의 능력치와 문제의 체감 난이도를 비교 분석해 개인화된 오답 분석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 공부 습관 분석 ▲ 단원평가 점수 예측 ▲ 맞춤형 도서 추천 ▲ 맞춤형 문제 제작 등 AI를 기반으로 한 종합 교육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어 웅진의 '북스토리'(Booxtory)는 생성형 AI와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활용해 종이책의 글자를 인식 후 스토리를 분석,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과 효과를 더해준다.
또 부모나 친구 등 목소리를 인식시키면 AI가 이를 분석해 해당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게 특징이다.
이밖에 생성형 AI 기반 영어 스피킹 서비스인 '링고시티'(Lingocity)는 메타버스로 구현된 세계 주요 도시를 여행하며 직업 체험을 하고, 등장 캐릭터와 영어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한다.
aayys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