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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코호트 기반 연구로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적 요인이 대거 규명되고, 여러 유전 요인이 함께 작용해 병이 생기는 '누적 효과(cumulative effects) 모델'이 제시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전 세계적으로 5700만 명 이상이 고통받는 대표적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유전적 요인이 전체 발병 위험의 약 60~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대규모 유전체연관분석(GWAS·유전체 전반의 유전 변이를 비교해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를 찾아내는 분석 기법)은 대부분 유럽인 중심으로 수행돼, 아시아 인구의 유전적 다양성과 특이적 변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또한 대부분의 유전체연관분석이 임상 진단만을 기준으로 수행돼, 실제 병리적 아밀로이드 축적 여부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한국인 대상 정밀 영상·유전체 통합 연구 플랫폼을 활용하여 뇌영상에서 확인된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 정보와 전장 유전체(사람의 모든 유전 정보) 데이터를 함께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SORL1 유전자가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을 억제하는 핵심 인자임을 밝혀냈다.
특히 여러 유전변이가 동시에 존재할 경우 위험이 누적되어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 이를 설명하는 '누적 효과(cumulative effects) 모델'을 제시했다. 이 모델은 개인의 유전적 조합에 따른 발병 예측과 맞춤형 치료전략 수립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IF 15.7)에 최근 두 편이 연속으로 게재됐으며, 한국인 코호트를 활용한 알츠하이머병 예방·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유전체 연구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진은 "임상 진단 중심의 기존 연구에서 벗어나, 병리적 바이오마커(PET)와 유전체 정보를 결합해 알츠하이머병의 생물학적 기전을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가 정밀한 위험 예측과 맞춤 치료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