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인니에 지은 첫 한국 석유화학단지…축구장 150개 규모

기사입력 2025-11-07 08:31

(칠레곤[인도네시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지난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반텐주 칠레곤에 있는 롯데케미칼 석유화학단지 내 납사(나프타) 트래킹 센터 모습. 2025.11.7
(칠레곤[인도네시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지난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반텐주 칠레곤에 있는 롯데케미칼 석유화학단지 내 부두 시설 모습. 2025.11.7
(칠레곤[인도네시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지난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반텐주 칠레곤에 있는 롯데케미칼 석유화학단지 안에 대형 탱크가 줄지어 있다. 2025.11.7
(칠레곤[인도네시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지난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반텐주 칠레곤에 있는 롯데케미칼 석유화학단지에서 '납사 크래킹 센터'가 보이고 있다. 2025.11.7
(칠레곤[인도네시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지난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반텐주 칠레곤에 있는 롯데케미칼 석유화학단지에서 '납사 크래킹 센터'가 우뚝 서 있다. 2025.11.7
(칠레곤[인도네시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지난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반텐주 칠레곤에 있는 롯데케미칼 석유화학단지에서 현지인 직원이 수송관을 관리하고 있다. 2025.11.7
대형 탱크 33개 보유…지진 고려해 설계한 부두 시설 갖춰

롯데케미칼 "석유화학 산업 부상하는 동남아서 시장지배력 강화"

(칠레곤[인도네시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지난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차를 타고 서쪽으로 2시간가량 달려 반텐주 칠레곤에 다다랐다.

자바섬 서북쪽에 있는 칠레곤은 산업도시로 옆 수마트라섬을 잇는 교통 요충지다.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 크라카타우스틸의 합작 회사가 운영하는 일관제철소도 이곳에 있다.

대형 화물차 사이를 비집고 칠레곤에서 자바섬 끝 해안가 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자 웅장한 석유화학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롯데케미칼이 2022년부터 3년 동안 39억5천만달러(약 5조7천100억원)를 들여 만든 단지다.

축구장 150개 정도의 크기인 110㏊(헥타르·1㏊는 1만㎡) 부지 중 70㏊에 스마트 공정을 제어하는 행정동을 비롯해 부두 시설과 저장탱크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제티'(Jetty)로 불리는 부두 시설은 원유나 석유화학 제품을 대량으로 운송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설비다.

대형 선박이 주요 원료인 '납사'(나프타)를 싣고 들어오면 하역한 뒤 육지에 있는 석유화학단지로 옮기고, 이후 생산된 석유화학제품을 다시 선박에 싣는 곳이다.

박찬욱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법인 기술팀 책임은 "선박에서 하역한 납사는 바다에 떠 있는 제티에서 육지에 있는 원료 탱크까지 수송관(파이프라인)을 통해 옮겨진다"고 설명했다.

부두 시설은 선박 크기뿐만 아니라 지진이 잦은 인도네시아의 환경적 특성까지 고려해 설계됐다. 해수면에서 최대 19m 깊이까지 준설해 12만DWT(선박 자체 무게를 제외한 순수 화물 적재 톤수)급 대형 선박도 안정적으로 댈 수 있다.

부두 시설을 둘러본 뒤 다시 육지 쪽으로 나오자 대형 탱크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원료뿐만 아니라 완제품까지 모두 저장하는 공간이다.

이 석유화학단지에 설치된 탱크는 모두 33개다. 원료를 저장하는 외부 구상형 탱크, 저온 액체를 보관하는 이중벽 탱크, 고압가스를 저장하는 볼 탱크, 그 외 제품을 담는 상압 탱크 등이다.

주요 원료인 납사를 저장하는 탱크는 모두 4개로 총 15만t을 보관할 수 있다.

박 책임 "납사는 휘발성이 높기 때문에 증발할 수 있다"며 "납사가 저장된 양에 따라 보관 탱크 지붕의 높낮이를 상하로 움직일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저온 액체를 보관하는 이중벽 탱크는 4개로 원료 12만4천t을 저장할 수 있다. 이중벽 구조여서 최저 영하 100도의 초저온 물질도 보관할 수 있다.

프로판을 주성분으로 하는 C3 액화석유가스(LPG)와 부탄 중심의 C4 LPG를 모두 보관할 수 있는 이중벽 탱크 용량은 10만6천t으로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크다.

탱크 구역 뒤편으로는 납사를 열분해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납사 크래킹 센터'(NCC) 공장이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 공장에 설치된 분해로는 7개이고 내부 온도는 1천도에 달한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납사 200만t과 LPG 900만t이 열분해 된다.

NC 공장에서 생산된 석유화학 제품은 바로 옆 벤젠·톨루엔·자일렌(BTX) 공장, 부타디엔(BD) 공장, 폴리프로필렌(PP) 공장으로 각각 옮겨져 또 다른 제품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이곳 PP 공장은 여수3공장 등에 이어 롯데케미칼 자체 기술로 설계된 5번째 공장이다. 롯데케미칼 최초로 연간 35만t을 생산할 수 있게 설계됐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지만 해외 신흥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해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7일 "석유화학 산업이 부상하는 동남아시아에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했다"며 "NCC를 갖춘 대규모 석유화학단지가 인도네시아에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so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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