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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에서 중국 본토 자본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내달 7일 치러질 홍콩의 입법회 선거 후보 등록이 전날 종료돼 총 161명이 후보 명부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입후보 인물들을 보면 중국 자본과의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SCMP의 자체 분석 결과 전체 후보 161명의 약 3분의 1인 49명이 중국 본토 기업에서 임원이나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경제에서 중국 본토 자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해충돌 소지가 다분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평론가인 소니 로 시우힝은 본토 기업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개발 프로젝트 등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면서 당선된 의원들은 이해관계를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는 주로 70세 전후의 현역 노장 의원들을 포함한 현직 의원들이 줄줄이 불출마를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현직 의원 35명이 불출마했는데, 이는 현직 의원의 40%에 달하는 비율이다. 역대 최고의 불출마 비율이다.
이 또한 '젊은이들에 의한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중국 정부의 압박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 다수도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전인대 홍콩 대표 36명 중 16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소속 인사도 최소 12명이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애국자 출마' 원칙으로 인해 이번 선거에서도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존리 홍콩 행정장관이 직접 공공기관과 기업에 투표율 제고를 독려했다.
또 홍콩 여행사들은 투표일 당일의 여행 일정 출발 시간을 조정해달라는 권고를 받았다.
홍콩여행업협회 측이 여행사들에 투표가 오전 8시 30분부터 가능한 만큼 출발 시간을 좀 늦추도록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은 2021년 선거법을 개정하면서 입후보자가 애국자인지 여부를 정부 관리나 경찰, 지역 사회 위원회 등이 결정하고 판단하도록 했다.
선거법 개정 후 2021년 처음 치러진 입법회 선거는 민주 진영 보이콧과 시민 무관심 속 역대 최저 투표율(30.2%)을 기록했다. 이후 2023년 치러진 구의원 선거의 투표율은 27.54%로 집계돼 최저 투표율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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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