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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발전소는 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 원천으로 꼽히는데,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에 해당한다. 미세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같은 유해 물질도 배출한다.
지구에 부담을 주지 않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바꾸는 게 불가피해졌는데,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돌입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재앙을 막으려는 자구책이다.
◇ 산업화 이끈 석탄화력…환경·사회적 비용 누적도
6·25전쟁을 겪은 우리나라가 가난과 전쟁의 상처를 딛고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내는데 석탄화력발전소는 중추적 역할을 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역사는 1930년 11월 준공된 서울 마포구 당인리 발전소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0년 1, 2호기, 1950년 3호기, 1969년 5호기, 1971년 4호기가 들어섰다. 이렇게 확장되며 1970년대에는 서울지역 전력 공급의 75%를 담당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지금은 일부 시설이 폐쇄되고 일부는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한국 산업화의 역군'으로 일컬어진다.
그 사이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는 60기로 늘었다.
원자력, LNG, 신재생 등 에너지원별 발전량(한국전력통계 자료)을 봤을 때 60기의 발전량은 정점을 찍었던 2018년 기준, 전체의 41.9%, 23만8천976GWh(기가와트시)에 달했다.
이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28기가 태안, 보령, 당진 등 충남에 집중돼 있다.
항만과 인접해 연료 수급이 쉽고 냉각수 확보가 용이하며 수도권과 가깝다는 이유로 최적 입지로 꼽혔던 것이다.
국가 산업 발전의 엔진 역할을 했지만 온실가스,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물질에 그대로 노출되는 등 사회적 비용은 누적되기 시작했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이 7억8천16만t(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자료)으로 역대 최대였던 2018년 기준, 충남 배출량은 전국 17개 시도 중 1위인 1억5천778만t(20.2%)에 달했다.
◇ 탄소중립 시대…'환경오염 주범'의 몰락
2020년대 들어 국제사회는 탄소 중립을 선언했고 국내에서도 기후 위기 대응이 국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석탄화력발전소는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러면서 세계 각국의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2023년 말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석탄화력발전의 단계적 축소 가속화에 합의한 데 이어 이듬해 4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기후·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서는 2035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자는 합의가 도출됐다.
특히 1차 산업혁명의 중심지였던 영국에서는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인 잉글랜드 노팅엄셔의 랫클리프 온 소어 발전소가 2024년 9월 말 가동을 멈췄다.
우리나라도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규정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2021년 8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은 2030년까지의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35% 이상으로 못 박았다.
작년 11월 17일에는 온실가스 저감 장치가 없는 석탄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지를 목표로 한 '탈석탄동맹'(PPCA)에도 가입했다.
◇ 석탄화력발전소 퇴출 수순…'완전 탈석탄' 시대로
정부의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는 지난해 2월 최종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것이다.
현재 가동 중인 전국의 석탄화력발전소 60기 중 39기는 2038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되는데, 이 중 21기가 충남(총 28기) 지역 발전소이다.
충남에서는 2020년 12월 보령화력 1·2호기가 조기 폐쇄되며 '탈석탄'의 길이 열린 데 이어 작년 12월 태안화력 1호기 가동이 제11차 기본계획에 따라 공식 종료됐다.
예기치 못한 재난이 반복되는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제11차 기본계획보다 강화된 공약을 내놨는데,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전면 폐쇄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2038년까지 전체의 3분의 2를 폐쇄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인데, 이보다 한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이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소 퇴출에는 점차 속도가 붙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정의로운 전환'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중심으로 서둘러 전환하면서 노동자와 지역사회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정부는 석탄화력발전 종료에 대비해 태양광·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는 중장기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맞춰 지자체도 대안을 마련 중인데, 충남도는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한 서해안 지역을 '친환경 수소산업 벨트'로 전환해 탄소 중립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수소 120만t 생산, 청정수소발전 20GW(기가와트) 확보, 수소 도시 10개 조성, 수소 전문기업 200개 육성, 수소차 5만대 보급, 수소충전소 180개소 340기 설치 등이 2040년까지의 목표다.
충남도는 화력발전소 폐지로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특별법 제정도 요구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석탄화력발전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지만 친환경 에너지원을 향한 새로운 걸음은 이미 시작됐고, 이는 미래 세대를 위해 필요한 투자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psykims@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