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보고서 70만건 분석했더니…"2013년 이후 투자가치 소멸"

기사입력 2026-01-25 08:27

[촬영 안 철 수] 2025.10

증권사 보고서에 나온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투자 가치가 2013년 이후 관찰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의 낙관적 편향과 변별력 약화, 기업 정보 취득 경로 위축에 따른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정보력 약화 등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애널리스트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투자 가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00∼2024년 국내 애널리스트가 발표한 상장 기업 분석 보고서 약 70만 건의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웃돌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투자의견 컨센서스가 높거나 예상 수익률 컨센서스가 높은 포트폴리오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초과 수익률이 관찰됐다.

이는 "투자의견과 예상 수익률 컨센서스에 기업 가치의 미래 변화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음을, 즉 장기적인 투자 가치가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김 선임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시계열적으로 살펴보면 2013년 이후 초과 수익률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더라도 2013년 이후 일부 기간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초과 수익률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투자의견과 예상 수익률 컨센서스의 투자 가치가 2013년 이후 소멸됐다는 의미라고 그는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그 배경으로 먼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변별력 약화를 꼽았다

투자의견 컨센서스가 '매수'인 종목의 비중은 2012년 이전 38%에서 2013년 이후 69%로 증가하고, 컨센서스 최상위 및 최하위 포트폴리오의 투자의견 점수 차이는 2012년 이전 1.12에서 2013년 이후 0.75로 감소했다.

이는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매수' 편향이 심화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 그는 애널리스트의 정보력 약화를 들었다.

기업 관련 정보의 취득과 생산에 따르는 법적 위험이 커지면서 애널리스트와 기업의 소통이 위축됐고 이는 정보력 약화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고유 정보의 부재는 독자적인 평가, 특히 부정적 평가를 어렵게 만들고 실적 공시와 같은 공적 정보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의 군집화, 즉 변별력의 약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주식 시장 효율성의 개선으로 정보 반영의 지연이 완화된 결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애널리스트는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면서 "매년 2만건에 이르는 상장 기업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경제와 산업에 대한 진단과 전망, 상장 기업 의사 결정에 대한 평가를 내놓는 핵심 주체가 바로 이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투자 가치가 사라지고, 그 원인이 애널리스트의 정보력 약화와 제공 정보의 변별력 감소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은 애널리스트의 본질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고 짚었다.

그는 "정보력과 분석력의 관점에서 기업 정보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접근성이 불가피한 규제로 인해 제한적인 상황이라면 다양한 대체 정보의 활용, 새로운 분석 기법의 도입, 평가 및 분석 영역의 차별화 등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이 제공 정보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증권사 수익에 대한 기여도보다는 예측과 평가의 객관성, 정확성, 유용성에 근거한 평가와 보상, 증권사 내 리서치 부문의 독립성 강화, 정보 품질과 이해 상충 요소에 대한 정보 공개 확대 등을 통해 애널리스트의 명성이 제공 정보의 품질에 연동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책적으로는 주식 시장의 정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ngine@yna.co.kr

<연합뉴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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