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상황이 딱 이렇다. 최근 열차 차량 납품 지연과 관련해 안일한 대응 방식을 두고 질타를 받았다. 지난해 국감에 이어 최근 대통령까지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자 사태 수습에 나선 상태다. 열차 차량 납품 계약을 맺은 다원시스를 사기혐의로 고소하고, 계약 해지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코레일의 현재 상황은 좋지 않아 보인다. 납품 지연 상황에서도 추가로 계약을 진행했고, 퇴직 임원의 재취업 관련 의혹도 제기된 만큼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코레일은 현재 수장이 공석인 상태다. 한문희 전 코레일 사장은 지난해 8월 경상북도에서 발생한 철도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최근엔 정정래 사장직무대행은 건강악화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부터 반년 가까이 이어진 사장 공백에 이어 대행의 대행 체제로 전환 된 만큼 다원시스와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 해소와 함께 제대로 된 사태 수습을 위한 자구책 마련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코레일의 열차 차량 납품 지연 관련 문제가 제기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이런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2021년부터 다원시스의 납기 지연과 고장이 심각해져 다른 발주 기관들은 이미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고, 2022년부터 충분히 공유되고 있던 상황에서 왜 코레일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조사도 없이 계약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계약 과정부터 그동안의 업무추진과정 자체가 정상을 일탈한 것 같다"며 "국토부가 코레일과 논의해 현황과 문제점을 보고하면 추가로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퇴직자 취업 문제도 제기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기존 사업과 3차 계약까지 합하면 국민 혈세 9100억원이 넘는 사업"이라며 "코레일 출신 인사 8명이 다원시스에 소속된 것으로 파악됐는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질타하며 전관예우 의혹도 제기했다.
코레일은 현재 다원시스의 열차 차량 납품 지연과 관련 대책과 향후 재발 방지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선 납품 지연 해소를 위한 '조속 납품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내외부 회계사 13명을 포함해 34명의 전담인력으로 실사를 강화한다. 차량계약시 선금 비중을 최소 수준(30%)으로 낮추고 공정률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금을 지급하도록 계약 방식도 바꾼다. 퇴직자의 재취업이나 전관유착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동시에 향후 열차 차량 수요 증가에 대비한 차량 확보도 선제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한편 열차 차량 납품 지연을 빚은 다원시스의 박선순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열차 차량 납기 지연으로 국민 여러분과 철도 이용객께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데 회사와 임직원을 대표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개인이 아닌 조직과 시스템이 중심이 돼 제작 정상화를 이끌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사재 출연을 포함해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모든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열차 차량 제작 정상화를 위해 지분 매각 등을 통해 410억원 가량의 재원 확보에 나선 상태다. 그는 "말이 아닌 결과로 책임을 이행하겠다는 각오로 전 임직원이 분골쇄신의 자세로 제작 정상화와 신뢰 회복에 매진할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엄중히 꾸짖어 주시되 현장에서 묵묵히 역할을 해 온 임직원이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