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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별세한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에게 훈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추서됐다. 앞서 1월 초에는 프로게이머 이상혁(페이커)이 e스포츠 선수 중 최초로 훈장을 받았다.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서 지명 철회된 이혜훈 전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시아버지가 받은 훈장 덕분에 아들이 사회기여자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훈장에는 어떤 종류가 있고, 어떤 기준에서 수여되는지, 누가 받는 것인지 살펴봤다.
우리나라의 상훈제도는 훈장, 포장,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각 중앙행정기관장 표창 순으로 체계가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훈장은 이 가운데 최고 정점에 있는 것으로, 국민이나 외국인으로서 국가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경우 수여된다.
훈장은 모두 12종류로, 사회 분야별로 세분된다.
우선 우리나라 대통령과 우방 원수 및 그 배우자에게 수여하는 무궁화대훈장, 대한민국 건국에 공로가 뚜렷하거나 국기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한 공적이 있다면 주는 건국훈장,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 분야에서 공적을 세워 국민 복지 향상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면 주는 국민훈장 등이 있다.
또 전시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서 전투에 참가해 뚜렷한 무공을 세우면 무공훈장이, 공무원이나 교원으로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한 경우 근정훈장이 각각 주어진다.
이밖에 국가안전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우면 보국훈장, 국권 신장과 우방과의 친선에 공헌하면 수교훈장,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면 산업훈장이 수여된다.
각각 문화예술과 체육, 과학기술 발전 유공자에게 주는 문화훈장, 체육훈장, 과학기술훈장과 함께 새마을운동 유공자에게 주는 새마을훈장 등도 있다.
훈장 가운데 무궁화대훈장을 제외한 나머지 11종은 다시 각각 5등급으로 구분된다.
예컨대 건국훈장은 대한민국장·대통령장·독립장·애국장·애족장으로, 산업훈장은 금탑·은탑·동탑·철탑·석탑 등으로 나뉘는 식이다.
어떠한 훈장을 수여할지는 공적 내용이나 공적이 국가·사회에 미친 효과나 정도와 함께 대상자의 사회적 지위와 연령, 특정 분야에서 일한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고 이해찬 전 총리에게 추서된 훈장은 국민훈장 중 최고등급인 무궁화장이다. 각 훈장의 성격을 고려할 때 국민훈장 무궁화장은 일반 국민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영예로 간주된다.
이혜훈 전 의원의 시아버지인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은 근정훈장의 최고등급인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이 전 의원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시아버지의 정치 경력을 활용해 장남을 연세대에 특혜 입학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시부께서 정치인으로서의 공적이 아니고 공무원일 때의 공적을 인정받아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근정훈장은 재직기간이 33년 이상인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원, 별정우체국 직원 등이 받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청조근정훈장은 장관(급) 이상에게만 수여된다.
페이커가 받은 체육훈장 청룡장은 체육훈장 중 최고 등급으로, 앞서 손기정, 박찬호, 박세리, 김연아, 손흥민 등이 같은 훈장을 받았다.
지난 5일 별세한 '국민배우' 안성기와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난 배우 이순재와 김지미에게 정부는 각각 사후 문화훈장 중 최고 등급인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 바 있다.
◇ 수여한 훈장 모두 78만8천여개…근정훈장이 절반 차지
연합뉴스가 행안부에 정부가 수여한 훈장 규모 등에 대해 정보공개를 신청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래 수여된 훈장은 78만8천104개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근정훈장으로, 총 39만435개(49.5%)가 수여됐다. 지금껏 수여된 전체 훈장의 절반에 해당한다.
33년 이상 일하고 퇴직하는 공무원과 교사에게 주는 근정훈장은 대상자가 많아 그만큼 많이 수여된 것으로 풀이된다.
근정훈장 가운데는 옥조근정훈장(5등급)이 15만1천789개로 가장 많이 수여됐으며 녹조(4등급) 12만9천940개, 홍조(3등급) 6만2천924개, 황조(2등급) 4만4천621개 등이다.
이혜훈 전 의원의 시아버지가 받은 청조근정훈장은 그간 총 1천161개가 수여됐다.
근정훈장에 이어 무공훈장이 21만5천382개(27.3%)로 두 번째로 많이 수여됐으며 뒤이어 국민훈장 7만4천288개(9.4%), 보국훈장 6만8천528개(8.7%), 산업훈장 1만3천179개(1.7%), 건국훈장 1만1천943개(1.5%), 체육훈장 5천447개(0.7%), 새마을훈장 3천492개(0.4%), 수교훈장 2천741개(0.3%), 문화훈장 1천633개(0.2%), 과학기술훈장 887개(0.1%) 순이었다.
무궁화대훈장은 우리나라 대통령과 우방국가 원수, 그 배우자로만 대상이 제한되는 성격상 149개로 가장 적었다.
│ 훈장명 │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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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궁화대훈장 │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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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국훈장 │ 1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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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훈장 │ 74,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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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공훈장 │ 215,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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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정훈장 │ 39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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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국훈장 │ 68,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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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교훈장 │ 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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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훈장 │ 13,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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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마을훈장 │ 3,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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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훈장 │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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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육훈장 │ 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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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기술훈장 │ 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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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 │ 788,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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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행정안전부]
연도별로 훈장 수여 건수를 보면 2015년에 2만6천604개가 수여돼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당시 공무원과 교사 사이에서 명예퇴직 바람이 불면서 근정훈장 수여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훈장 수여 건수는 2016년 다시 1만6천여개로 줄었으며 2019년까지 연 2만개를 밑돌았다.
그러다 2020년 2만32개, 2021년 2만523개, 2022년 2만1천805개, 2023년 2만2천69개, 2024년 2만2천876개 등으로 최근 5년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단순 계산하면 우리나라 성인 인구(2025년 12월 기준 20세 이상 인구 4천352만9천812명)의 0.05%가 훈장을 받았다는 의미다.
같은 인물이 훈장을 여러 개 받은 경우도 있다.
동일한 공적에 대해서는 훈장을 반복해 받을 수 없는 규정이 있지만 전투에 참가해 뚜렷한 무공을 세웠거나 간첩 수사로 국가안전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운 경우는 예외로 두기 때문이다.
의사자나 의상자로 인정되거나 인지도가 높은 대규모 국제대회 우승이나 세계 최고 권위의 상 수상, 국내 또는 세계 최초·최고 업적 달성 등을 거둔 경우에도 추천 기관과 행안부 장관의 협의 하에 예외로 인정된다.
또한 훈장을 받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고 추가로 공적을 쌓으면 동일 종류의 상위 등급 훈장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배우 안성기는 한국대중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보관문화훈장(3등급), 2013년 은관문화훈장(2등급)을 받았다.
[표2] 1948년 이후 근정훈장 등급별 수여 규모 (단위: 점)
│ 등급별 │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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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조 근정훈장 │ 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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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조 근정훈장 │ 4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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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조 근정훈장 │ 6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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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조 근정훈장 │ 129,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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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조 근정훈장 │ 151,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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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 │ 39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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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행정안전부]
◇ 훈장 대부분은 명예…일부엔 예외적 보상도 따라
훈장과 관련해 많이 궁금해하는 사항 중 하나가 상금 등 부가적인 포상이다.
대부분 훈장은 명예일 뿐, 다른 금전적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
다만 일부 훈장 수상자에게는 예외적으로 보상이 있기도 하다.
국가보훈부는 순국선열이나 애국지사로 건국훈장을 받은 본인이나 유족에게 보상금과 특별 예우금을 지급한다.
또 무공훈장이나 보국훈장을 받은 경우 보훈병원 이용 시 본인부담금 60%가 감면되며 본인 또는 유족이 생계 곤란자일 경우 생활조정수당을 지원한다.
훈장에 따라 그 자체가 상당한 가치를 지니는 경우도 있다.
무궁화대훈장의 경우 어깨에 거는 정장, 가슴에 다는 부장, 목에 거는 경식장, 옷깃에 다는 금장으로 구성되는데 제작에 금 191돈(717g), 은 111돈(417.5g), 루비, 자수정, 칠보 등이 사용된다고 한다.
행안부는 2021년 9월 기준 무궁화대훈장 한 세트 제작비가 6천832만7천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금값을 고려하면 무궁화대훈장에 들어가는 금값만 억대에 이르는 셈이다 .다만, 상훈법 시행령에는 행안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다른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훈장을 받으면 현충원 안장 대상이 될까.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는 '국가사회공헌자'가 포함되는데 상훈법 규정에 따라 국민훈장, 수교훈장, 산업훈장, 새마을훈장, 문화훈장, 체육훈장, 과학기술훈장을 받은 사람이 국가사회공헌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훈장 수상자가 현충원에 안장될 수 있는 갖는 것은 아니다.
안장 관련 규정에는 이런 조건과 더불어 '안장대상심의위원회에서 심의·결정된 사람'이라는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즉, 별도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심의에선 안장대상자 사후에 안장 대상 해당 여부, 국립묘지 영예성 훼손 여부 등을 들여다본다.
한국 마라톤의 영웅 손기정 선수는 2002년 별세 후 체육훈장 청룡장을 추서받았으며 심의위 심사를 거쳐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훈장을 한번 받았다고 영원히 지속되는 것도 아니다.
훈장이 취소될 수도 있어서다.
정부는 3년마다 훈·포장 수훈자의 범죄경력을 확인하는 등 정기적으로 조사를 한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추천권자의 요청 등으로 신속한 취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시로 취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전경환씨가 1987년 받은 새마을훈장은 2017년 취소됐다.
전 씨가 훈장을 받은 지 2년 만인 1989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징역 7년을 선고받아 취소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훈장이 취소된 경우 받은 증서나 정장, 부장 등을 모두 반환해야 한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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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