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울산 남구 태광산업 아라미드 공장에서 직원 A(38)씨가 유해화학물질인 클로로폼에 노출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치료 중 숨졌다.
태광산업은 6일 공시를 통해 사고 내용과 향후 대책 등을 밝혔다. ▲사고 발생 즉시 응급조치 후 병원 후송했으나 치료 중 사망, ▲배관 밸브 차단해 추가적인 클로로폼 누출 방지, ▲ 사고원인 규명 후, 전 현장 특별안전교육 및 재발방지대책 수립 예정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성명서를 통해 "2인 1조 작업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재해자가 방치됐다"면서,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을 요구했다. 폐쇄회로(CC)TV 기록에는 고인이 유독가스에 노출돼 쓰러진 후 40분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일곱살 딸을 둔 고인은 최근 한 달간 4조 3교대 원칙이 무너진 채, 하루 12시간의 맞교대 근무에 시달려 왔다"며 "극심한 피로가 누적된 노동자를 감시 시스템조차 작동하지 않는 사지에 홀로 몰아넣은 것은 명백한 살인 행위"라고 덧붙였다. 또한 "회사 측은 생사가 오가는 골든타임에 가족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으며, 장례를 독촉하는 등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렸다"며 분노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태광산업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전면 작업 중지 명령과 특별근로감독,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 등을 요구했다.
경찰은 사측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포함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고, 노동 당국도 현장에 감독관을 파견해 작업중지 범위를 검토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앞서 태광산업 울산공장은 산업재해 은폐 2건이 적발되며 지난 2024년 12월 고용노동부가 공표한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 위반 사업장에 포함된 바 있다. 공표 대상이 된 사업장과 임원에 대해서는 3년간 각종 정부포상이 제한되며,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 이번 사망사고는 노동당국의 공표 1년여만에 발생했다.
"신사업에 1조5000억원 투자"…포트폴리오 확장 중 '본업'에서 안전사고 물의
이번 사고가 더욱 주목받게된 배경에는 태광산업이 'M&A 큰 손'으로 거액을 투자하며 사업 영역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
무차입 경영 기조 유지로 2조원대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태광산업은 기존 화학·섬유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뷰티·헬스케어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진행 중이다. 이달 인수가 마무리되는 애경산업, 지난달 인수에 착수한 동성제약, 최근 출범한 코스메틱 전문법인 실(SIL)을 통해서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케이조선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고, 배터리 소재사 인수도 타진 중이다.
이를 위해 태광산업은 지난해 신사업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올해 중점 과제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확보'를 설정하고 ▲ ESG와 안전 경영 고도화 ▲ 공정거래 자율준수(Compliance Program, CP) 내재화 ▲ 사업본부 중심의 책임 경영 추진 ▲ 미래 성장동력 확보 계획을 지난달 30일 공개한 바 있다. 유태호 태광산업 대표도 최근 '2026년 승진자 교육'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증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보하고, 섬유 부문은 의류용 중심에서 산업용 소재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겠다"면서 "신사업 또한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가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망사고로 인해 본업에서의 기본 문제에 물음표가 달리게 된 것은 물론, 조사결과에 따라 최고경영자의 법적 책임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경영진이 처벌을 받게될 경우, 태광산업의 향후 M&A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고의 경위와 원인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며, 태광산업은 관련 자료와 정보를 제출하고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소형 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