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아이가 또래보다 말을 늦게 하거나, 혼자 걷는 시기가 늦어질 때 부모의 마음은 무거워진다. "조금 더 지켜보자"는 주변의 말에 안심하면서도, 혹시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영유아기의 발달은 아이의 평생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김재원 교수는 "발달은 일정한 순서를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특정 시기에 도달해야 할 기능이 현저히 늦어진다면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며 "특히 여러 영역에서 동시에 지연이 보인다면 조기 진단과 개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령별로 의심해 볼 수 있는 신호도 있다. 생후 4~6개월이 지나도 목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거나, 9~10개월이 돼도 붙잡고 서지 못하는 경우에는 점검이 필요하다. 15개월이 지나도 혼자 걷지 못한다면 대운동 발달을 평가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만 2세가 지나도 두 단어 문장을 만들지 못하거나, 말 대신 몸짓에만 의존하는 경우 역시 언어 발달 평가가 권장된다. 또래와 눈을 잘 맞추지 않거나,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적고,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 지속된다면 사회성 발달도 살펴봐야 한다.
김재원 교수는 "영유아기는 뇌의 가소성이 가장 높은 시기로, 적절한 시기에 자극과 치료가 이뤄지면 기능 향상 효과가 크다"며 "조기에 개입할수록 발달 속도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진단은 한 번의 검사로 단정하지 않는다. 부모의 관찰과 병력 청취를 바탕으로 발달 선별검사를 시행하고, 필요시 정밀 발달검사와 함께 혈액검사, 뇌 영상검사, 뇌파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찾는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영유아 건강검진에도 발달 평가가 포함돼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치료는 원인과 지연 영역에 따라 달라진다.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인지치료 등 맞춤형 재활치료가 기본이 된다. 목표는 아이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2차적인 문제를 최소화해 일상생활과 사회 적응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과, 재활의학과, 이비인후과, 안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다학제 협진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김재원 교수는 "발달지연은 조기에 발견해 개입할수록 예후가 좋은 경우가 많다"며 "막연히 기다리기보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고, 필요한 치료를 제때 시작하는 것이 아이의 성장 과정에 큰 차이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