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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방해 VS 부당 지원' 홈쇼핑 놓고 롯데-태광 갈등…진실 공방, 법적 대응으로 번지나

롯데홈쇼핑의 불법 내부거래 의혹을 놓고 롯데그룹과 태광그룹의 진실 공방이 한창이다. 롯데와 태광은 혼맥으로 얽혀있다. 롯데와 태광은 사돈 기업인 동시에, 각각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태광(태광산업·대한화섬·티시스, 이하 태광)이 롯데홈쇼핑의 1·2대 주주다.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산사스식품 회장의 사위다. 1·2대 주주 간 갈등이 심화하는 만큼 향후 경영 전략 운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내부 장악력 확보를 위한 진실 공방이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 해임 등 법정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태광과 롯데의 갈등은 지난 13일 롯데홈쇼핑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확대를 포함한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된 게 발단이 됐다. 롯데홈쇼핑은 주총을 통해 이사회를 기존 롯데 측 추천 5인(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2인), 태광 측 4인(태광 임원 3인, 사외이사 1인)에서 롯데 측 6인(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3인), 태광 측 3인(태광 임원 2인, 사외이사 1인)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사외이사 확대 배경으로는 태광의 근거 없는 주장으로부터 이사회의 독립성과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계열사 거래 또한 공정위에서도 문제없이 종결된 정상적 사업 구조라는 입장도 밝혔다.

태광은 최근 롯데홈쇼핑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홈쇼핑이 내부거래를 통해 롯데그룹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는 것이다. 납품업체의 직거래가 가능하지만, 롯데쇼핑이 중간에서 유통 마진을 수취하고 있다는 이른바 '통행세 의혹'이다. 태광은 2023년에도 비슷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롯데홈쇼핑의 경영 현안을 두고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롯데홈쇼핑의 해명에도 태광은 롯데홈쇼핑의 공격 수위를 높였다. 태광은 지난달 24일 진행된 롯데홈쇼핑의 이사회에 앞서 김재겸 대표이사의 재선임과 내부거래 승인, 감사위원회 구성 안건 등의 처리에 앞서 롯데홈쇼핑이 롯데 계열사를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구체적으로 롯데홈쇼핑의 불법 내부거래, 부실 계열사 재고 처리, 수의계약 일감 몰아주기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태광은 "롯데홈쇼핑은 지난 1월 이사회에서 내부거래 승인이 부결됐음에도 현재까지도 상당 규모의 불법거래를 지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과 정관을 무시한 대표이사는 재신임을 받고, 감사위원회는 아무런 견제도 못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태광은 지난 26일에 추가 자료를 통해 롯데홈쇼핑 경영진이 이사회 사전 승인 없이 올 1∼2월에 수십억원 규모의 내부거래를 한 사실을 인정했고, 불법 내부거래가 명확하게 확인된 만큼 대표이사 해임을 위한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도 밝혔다. 롯데홈쇼핑의 불법을 바로잡고, 경영정상화에 나서기 위한 것이란 게 태광의 설명이다. 태광은 "지난달 24일 롯데홈쇼핑 이사회에서 경영진들이 올해 1∼2월 롯데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 실적을 제시했다"며 "롯데홈쇼핑도 불법행위를 자인한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그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월 14일 이사회에서 태광측 이사들의 반대로 내부거래 승인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태광측 이사들은 내부거래의 중요 사실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롯데홈쇼핑은 이후 주총에서 롯데측 이사들을 늘리고,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내부거래 승인 안건을 처리했다.

태광은 사후 추인을 받는다고 해서 불법 내부거래의 위법성이 해소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법 제389조에 따르면 회사가 이사 또는 주요 주주와 거래할 경우 '사전에' 이사회에서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 사실을 밝히고 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승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태광은 롯데홈쇼핑의 불법 내부거래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재겸 대표이사의 해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임시 주총에서 대표이사 해임안이 부결될 경우, 대표 해임 소송과 함께 사외이사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태광의 통행세 의혹 제기와 대표 해임 위한 주총 소집과 관련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롯데홈쇼핑은 "2대 주주는 하나의 문제 제기 후 해소되면 또 다른 문제를 마구잡이식으로 제기하고 있는데 정상적인 회사 경영을 방해하고자 하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비정상적 주장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롯데홈쇼핑 경영진이 불법 내부거래를 인정했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이라며 "비정상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태광과 롯데의 의견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는 만큼 대표 해임 등을 놓고 법정 분쟁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홈쇼핑업계가 경기 불황 및 글로벌 정세 불안 등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며 "1, 2대 주주 간 갈등은 향후 경영 전략 운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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