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힘입어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주요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 및 투자 연계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오는 2031년까지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영업이익 1조원 규모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LG이노텍은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미디어 테크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패키지솔루션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모바일 시장의 안정적 매출을 토대로 AI 데이터센터 등 신시장에서 고수익 창출을 통해 2031년에는 패키지솔루션 사업의 영업이익을 1조 수준까지 육성하는 게 목표"라며 "매출은 2030년까지 3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의 기판 사업을 맡고 있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1조7천200억원, 영업이익 1천28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비중은 7.9%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19%에 달해 수익성 측면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LG이노텍은 RF-SiP(통신용 주파수 시스템 인 패키지), FC-CSP(플립칩-칩 스케일 패키지),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등 3종의 반도체 기판을 핵심 제품군으로 삼고 있다.
이 가운데 FC-BGA는 향후 성장을 이끌 핵심 제품으로 꼽힌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으로,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FC-BGA 시장은 일본과 대만 업체가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삼성전기가 앞서 있다.
LG이노텍은 후발주자지만 AI 반도체 시장 확대를 발판으로 점유율을 높여 2030년께 시장 내 입지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AI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중앙처리장치(CPU)와 AI 서버용 기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황정호 패키지솔루션 마케팅담당(상무)은 "CPU 시장 성장과 함께 고객 요청이 예상보다 훨씬 많다"며 "어떤 고객과 생산능력을 배분할지 고민할 정도"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현재 PC·CPU용 FC-BGA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AI 서버 시장 진입도 본격화하고 있다. 학습용·추론용 FC-BGA는 내년, 서버 네트워크용 FC-BGA는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서 대세가 된 LTA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아닌 기존 사업 모델의 연장선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LG이노텍은 RF-SiP 사업 초기부터 주요 고객사와 LTA를 맺어왔으며, FC-BGA 등 고부가 기판 사업에서도 이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증설도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진행한다. LG이노텍은 2028년까지 베트남에 약 1조원을 투자해 RF-SiP와 FC-CSP 캐파(생산능력)를 확대할 계획이다. FC-BGA도 구미·베트남 등 국내외 생산거점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 중이다.
신규 투자는 고객사의 투자 약정(파이낸셜 커밋)과 LTA를 전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조 전무는 "현재 2개 고객사와 추가 투자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의 주요 기판 고객사로 인텔, 퀄컴, 브로드컴 등이 거론된다. 향후 테슬라도 고객사로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burning@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