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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기만 해도 갑자기 우울"…'슬픈 유두 증후군'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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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가슴 유두를 스치기만 했는데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설명하기 어려운 우울감이 밀려온다면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슬픈 유두 증후군(Sad Nipple Syndrome, 유두 자극 우울감 증후군)'이라는 표현이 확산되며 여성들의 유사 경험담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는 "배 속 깊은 곳이 꺼지는 느낌", "설명할 수 없는 죄책감과 슬픔", "갑작스러운 향수병 같은 감정"이라고 표현한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현지 의료진들은 이러한 현상이 실제 생리학적 반응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모유 수유 여성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불쾌한 젖 사출(射出) 반사(Dysphoric Milk Ejection Reflex·D-MER)'와 유사한 메커니즘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일부 수유 여성은 모유가 분비되기 직전 갑작스럽고 강한 슬픔이나 절망감을 경험한다"며 "이는 D-MER로 불리는 생리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모유가 분비될 때 뇌에서는 '옥시토신(oxytocin) 호르몬'이 증가한다. 옥시토신은 유즙 배출을 돕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dopamine)'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프로락틴(prolactin) 분비가 촉진되는데, 일부 여성에게는 이 도파민 감소가 갑작스러운 우울감이나 불안감으로 체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전문의는 "유두와 유륜 부위는 여성 신체에서 신경 밀도가 매우 높은 부위"라며 "유두 자극 이후 특정 신경전달물질 변화가 강하게 체감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감정 변화가 대개 갑작스럽게 시작되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뇌의 신경전달물질 수치가 안정되면 감정 변화 역시 빠르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특정 기억이나 생각 때문이 아니라 신체 자극에 따른 호르몬 반응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산후우울증이나 범불안장애와 구별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까지 연구는 초기 단계다. 수유 경험이 없는 여성들 사이에서도 유사한 증상이 보고되고 있지만, 이를 설명할 명확한 임상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비수유 여성에서도 유두 자극 시 옥시토신 분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유사한 도파민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인과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심리적 요인 가능성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국 유방암외과 전문의인 로렌 루크 박사는 "스트레스 수준, 과거 경험, 개인별 신경 민감도, 호르몬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신체 이미지에 대한 불안이나 과거의 폭력 경험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감정 변화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반복되거나 강하게 나타난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고한다. 특히 인지행동치료(CBT)는 특정 자극과 연관된 감정 반응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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