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가천문화재단(설립자 이길여)이 운영하는 가천 이길여 산부인과 기념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2016년 6월 문을 연 기념관은 개관 이후 10년 동안 누적 관람객 15만 명을 돌파하며, 가천길재단 이길여 회장의 삶과 철학을 전하는 문화 공간이자 60~70년대 병원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58년 개원 이길여산부인과 진료실·수술실 등 생생 복원
가천 이길여 산부인과 기념관은 이길여 회장이 평생 실천해 온 '박애·봉사·애국'의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조성됐다.1958년 인천 중구 용동에 문을 연 이길여 산부인과의 진료실과 수술실, 입원실 등을 생생하게 복원했으며, 의료를 시작으로 교육, 문화, 봉사 등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이어진 이길여 회장의 발자취를 다양한 전시 콘텐츠에 담아내고 있다. 병원 시설 뿐 아니라 환자들의 삶을 보듬는 안식처로서 운영되던 당시 생활 모습들도 모형과 소품 등을 통해 재현했다.
옛 이길여 산부인과를 재현한 1층과 2층에는 진료실과 대기실, 입원실, 수술실이 고스란히 복원돼 있다. 진료비 대신 가져왔던 농산물과 생선, 바퀴 달린 진료 의자, 국내 최초로 도입한 초음파 기기 등 당시 병원 풍경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산모에게 끓여주던 미역국 이야기에는 환자를 가족처럼 아꼈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물과 흡사한 밀랍인형이 마련된 포토존은 관람객들이 꼭 들르는 인기 코스다.
◇누적 관람객 15만명, 5월 한 달 간 3000명 찾는 명소
가천 이길여 산부인과 기념관에는 개관 이후 현재까지 10년간 15만 29명이 방문했다. 특히 2025년에는 연간 관람객 2만 4720명을 기록하며 2016년 개관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6년 들어서는 월평균 3000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으며, 최근 주말에는 하루 200명 이상이 기념관을 찾고 있다.
단체 관람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대학생, 외국인 단체, 공공기관 등 다양한 단체가 교육·체험 활동의 일환으로 기념관을 찾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306회에 걸쳐 1만 3010명이 단체 관람에 참여했다.
기념관은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기념관 유튜브 채널은 2026년 6월 기준 구독자 3만 360명, 누적 조회수 1492만 회를 기록했다.
채널에는 이길여 회장의 방송 출연 영상과 생애 이야기를 비롯해 이길여 산부인과 스토리, 기념관 소개, 가천길재단 소식 등 다양한 콘텐츠가 게시돼 있다. 일부 영상은 수백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넓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이 포기하지 않게 해준 덕분에 지금의 딸이 있다"
지난 10년 동안 기념관에는 이길여 산부인과와 특별한 인연을 간직한 사람들도 찾아왔다. 수십 년 전 이길여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은 산모와 이곳에서 태어난 사람들, 진료를 받았던 환자들은 물론 당시 병원에서 근무했던 직원과 인근 주민들도 기념관을 둘러보며 옛 추억을 되새겼다. 1960년대 유산을 결심하고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았던 한 여성은 아이를 살려야 한다는 이길여 원장의 거듭된 설득 끝에 출산을 결심했다. 훗날 기념관을 찾은 이 여성은 "그때 아이를 포기하지 않게 해준 덕분에 지금의 딸이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1970년대 이길여 산부인과에서 자녀를 출산한 이상순 여사는 "'돈을 받지 않을 테니 몸조리를 더 하고 퇴원하라'는 이길여 원장님의 배려를 평생 잊지 못한다"고 회고했다. 환자를 먼저 생각했던 이길여 회장의 진심이 지금도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2024년 리모델링 후 더욱 풍성해진 전시·체험
2024년 리모델링 재개관 이후 새롭게 선보인 전시 공간은 1·2층 병원 접수, 진료, 입원실 외에도 기념관의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8층 바람개비 체험관에서는 의사 가운을 입고 청진기로 심장 박동 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의사체험을 비롯해 심폐소생술(CPR), 올바른 손씻기 체험, 인체탐방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직접 보고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의료인의 역할을 이해하고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것은 물론, 건강과 위생의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가천 이길여 산부인과 기념관은 단순히 과거를 보여주는 전시 공간을 넘어, 이길여 회장의 따뜻한 인술과 '박애·봉사·애국'의 신념을 전하는 교육·문화 공간으로 자리해 왔다.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생명의 소중함과 건강의 가치를, 성인 관람객들에게는 나눔과 봉사의 의미를 전하며 세대를 잇는 공간으로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