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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뼈아픈 패배', KDDX 수주전 한화에 밀려 '보안 감정 탓이라는데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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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사업 확대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정기선 체제의 HD현대중공업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기술평가에서는 경쟁사인 한화오션을 앞섰지만 보안 감점이 적용되면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술평가 우위에도 불구하고 한화에 밀려 사업권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정기선 회장이 공을 들여온 함정·방산 사업 확대 전략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총사업비 7조8000억원 규모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다. KDDX는 6000톤급 차세대 구축함 6척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우리 해군의 핵심 전력 증강 사업으로 꼽힌다. 특히 선도함 건조에 그치지 않고 향후 후속함 건조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해양방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KDDX 개념설계를 수행한 한화오션과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의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양사는 사업 추진 방식을 둘러싸고 2년 넘게 갈등을 이어왔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수행 업체인 만큼 수의계약 또는 공동수급 방식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한화오션은 경쟁입찰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과정에서 법적 공방과 여론전까지 이어지며 KDDX 사업은 국내 방산업계 최대 현안 중 하나로 꼽혀왔다.

사업 초기부터 업계 안팎에서는 HD현대중공업을 유력 후보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HD현대중공업은 KDX-I, KDX-II, KDX-III 등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주요 구축함 시리즈를 모두 건조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KDDX 기본설계까지 수행하면서 사업 연속성과 기술 축적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KDDX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이번 사업의 주요 변수로 꼽힌 것은 보안 감점이다. 해당 감점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KDDX 개념설계 자료 등을 무단 촬영한 사건과 관련해 적용된 조치다. 관련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방위사업청은 국가계약 기준에 따라 HD현대중공업에 보안 감점을 적용했다.

기술평가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우세했다. 방위사업청 평가 결과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기술평가에서 한화오션보다 0.6425점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달랐다. HD현대중공업에는 1.2점의 보안 감점이 적용됐고, 최종 평가에서는 한화오션이 0.5867점 차로 앞서며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통상 방산 사업이 소수점 단위 점수 차로 승부가 갈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보안 감점이 사실상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중공업 역시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기술점수에서 크게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선정되지 못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KDDX는 국내 함정 사업의 상징성이 큰 프로젝트로 꼽히는 만큼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강조해 온 함정 수출 확대와 방산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은 기술평가 우위에도 불구하고 보안 감점으로 최종 사업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결과는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KDDX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던 만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KDDX 선도함 건조사는 상세설계 자료와 시험평가 데이터, 운용 경험 등을 확보하게 된다. 이러한 자산은 향후 후속함 건조 사업은 물론 해외 함정 수출 사업에서도 경쟁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

향후 대응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HD현대중공업은 당초 지난해 12월 종료 예정이었던 보안 감점 적용 기간이 올해 12월까지 연장되자 이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이후 항고장을 제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KDDX 평가 결과와 관련해 방위사업청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결과와 별개로 함정 수출과 방산 사업 확대 전략은 기존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KDDX 수주전 결과와 별개로 HD현대중공업이 해외 함정 수출과 방산 사업 확대에 계속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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